최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핵심 대책을 외면했다며 대구경북 노동단체가 반발했다. 이들은 중대재해 종류와 사업주 의무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서 후퇴해 법을 반쪽짜리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13일 오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경북지역본부는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준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시행령에서 과로사를 위한 예방 조항과 2인 1조 작업 범위 및 현장 필수인력 배치 등이 명시되지 않았고, 직업성 질병을 급성중독으로 한정해 중대재해 범위가 축소됐다고 지적한다.
목수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사망 유가족들의 울분과 동료들의 분노 그리고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멈춰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합쳐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며 “그러나 후퇴한 시행령으로 법을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 노동자를 살리고 경영진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법 취지를 살려 안전한 일터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23일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법안 통과 이후 관계부처들과 협의를 거쳐 나온 이번 시행령은 중대재해 직업성 질병 범위,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이 구체화됐다.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항을 통해 2인 1조나 필수인력 확보가 이뤄질 것으로 고려했다. 각 작업장 특성과 상황이 다르다보니 법률에서 일괄적으로 명시하기 어려움이 있다”며 “노동계 등에서 우려하는 부분들은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을 받으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