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대구는 월요일에 논의

방학 맞은 대학생 유입, 수도권·부산 등 풍산 효과 우려

11:27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를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틀 연속 코로나19 1일 확진자 최고치를 경신했고,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수도권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대구시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지만, 수도권 4단계 조치에 따른 풍선 효과나 방학을 맞아 대구로 내려올 수도권 인구 유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12일 총괄방역대책단회의를 통해 추가적인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9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수도권 4단계 조치 결정을 알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실행만이 답”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4단계로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은 모일 수가 없다. 오후 6시 이전에도 4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1인 시위 이외의 집회나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장례식 등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수도권은 오후 10시부터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클럽, 헌팅포차, 감성주점은 집합금지 조치한다. 종교 활동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된다. 사실상 기본적인 생활 외의 모든 활동이 제한되는 조치다.

9일 신규 확진자는 1,316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최고 발생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만 503명이 확인됐고 경기 405명, 인천 82명을 합치면 수도권에서만 990명(75.2%)이 확진됐다. 2·30대를 중심으로 주로 클럽 등을 통한 확산 양산을 보이는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확산 속도로 볼 때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매주 실시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분석 결과를 보면 매주 델타 바이러스로 확인되는 감염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20일부터 26일 사이 분석 결과에선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 267건 중 73건(27.3%)가 델타 변이였지만, 6월 27일부터 7월 3일 사이 분석 결과에선 325건 중 153건(47.1%)로 늘었다.

특히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감염자에서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만 따로 놓고 보면 같은 기간 동안 196건 중 21건(10.7%)에서 205건 중 52건(25.4%)으로 증가했다.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집단감염 사례도 4건(서울 1건, 경기 3건)에서 9건(서울 4건, 경기 1건, 기타 4건)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6일까지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에선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집단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 분석 결과가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고 있어서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외부 감염 사례 유입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일부터 발생한 중구 소재 클럽 집단감염의 경우 4일까지 확인된 감염자 12명 중 8명이 대구 밖에 거주자였다. 8명 중 3명은 서울에 거주자였고, 4명은 대전 거주자였다. 대구시는 7월 들어 발생하는 감염자 수는 많지 않지만 감염 유형이 이처럼 클럽 등 2·30대가 밀집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단순히 숫자뿐 아니라 감염의 패턴도 보고 있는데, 대구도 2·30대 비율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며 “수도권 델타 바이러스 확산과 2·30대 집중 양상, 우리 지역에 수도권 대학생들이 방학을 통해 내려오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안심할 단계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14일까지 거리두기 1단계 이행 기간을 두고 8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한 대구시는 12일 총괄방역대책단 회의를 통해 거리두기 수칙 추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시민안전실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문가 교수님들은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자영업이나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회의를 통해 중지를 모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클럽 집단감염 발생 후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동성로 일대 클럽 10곳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 클럽 집합금지 연장이나 추가로 최근 발생하는 일반 주점 중 위혐요소가 큰 곳을 상대로한 핀셋 규제가 추가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한편, 9일 대구에서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9명이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10.3명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다시 10명대에 진입했다. 주간 평균 24명 이상 발생할 때 2단계 격상 기준에 적용된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