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종교단체 민원 후 약 5개월간 건축이 중단된 경북대학교 인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관련, 건축주 측이 북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룰이만경북이슬라믹센터, 경북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대구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연대회의,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5일 북구청의 공사 중지 명령 관련 행정처분취소 소송과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북구청의 공사중지명령 이후 구청·지역 주민 등과 협의에 나섰으나,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건축주 측은 북구청이 제안한 인근 지역 다른 부지로 사원을 이전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제안으로 판단했다. 대체 부지 마련에 북구청이 아무런 보장을 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대체 부지 인근 지역 주민이 반발하면 또 다른 갈등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북구청·인근 지역 주민과 협의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건축주 측이 소송에 나서는 건 원칙적으로 다른 부지 이전이 아닌 현 위치에 사원을 완성하겠다는 의미다. 협의 불발로 인해 소송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역 주민, 종교 단체와 갈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 북구청은 오랜 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룰이만경북이슬라믹센터 등 단체는 5일 “북구청은 무슬림 주민의 유입이 슬럼화를 야기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인정해 만료 기한이 없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며 “북구청은 구체적 조사나 검증 없이 주민 민원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슬람 사원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의 입장만을 반영해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전 심의도 없이 행정 명령을 내렸고, 행정 명령에 대한 내용, 근거, 처리 방법 등의 사항을 건축주에게 통지하지도 않았다”며 “부당한 행정조치에도 무슬림 주민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오히려 근거 없는 혐오와 차별이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또 다른 대체 부지를 알아보는 것은 북구청이 역할을 하지 않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구청에 대한 신뢰도 잃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구청은 지난달 건축주 측과 면담 결과 이전 건축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다고 밝혔지만, 이후 언론을 통해 “대체 부지 마련 개입은 권한 밖”이라고 하면서 이전 건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관련 기사=대구 이슬람 사원 논란, 이전으로 일단락?···대체 부지 마련은 누가?(‘21.6.17))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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