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브로커의 유혹에 속아 입국했다가 북으로 돌아가진 못한 김련희(47) 씨의 송환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회장 남성희)에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대구지사는 대한적십자사(총재 김성주)에 내용을 전달하고, 요청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17일 오전 11시 ‘평양주민 김련희 씨 송환을 위한 대구경북모임’은 대구지사(대구시 중구 달성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남과 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인도적, 인권적 차원에서 대한적십자사가 대구에 살고 있는 김련희 씨 송환에 앞장설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간경화로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김련희 씨 건강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김련희 씨와 ‘김련희송환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최봉태(54) 변호사 등은 대구지사에 요청서를 전달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김련희 씨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갈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가 인도주의 원칙에서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최봉태 변호사는 “본사와 만나기 전 대구지사에 먼저 요청을 드리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김련희 씨 송환에 대구지사가 앞장서서 본사에 의견을 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련희송환모임은 대구지사 자체적으로 김련희 씨 건강지원, 송환 문제 홍보, 대구지사 시민봉사사업에 김련희 씨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김연수 대구지사 사무처장은 “적십자사는 제네바협약상 무력충돌이 일어났을 때 희생자와 포로에 대한 지원을 한다”며 “김련희 씨 사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연수 사무처장은 “본사에 전달할 부분은 성심껏 전하고, 요청한 내용에 대해서는 대구지사가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련희 씨는 지난 2011년 친척이 있는 중국에 갔다가 병을 얻었고, 치료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탈북 브로커에 속아 여권을 빼앗긴 채 탈북자 신세가 됐다. 이에 김 씨는 지난해 통일부에 인도적 송환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대구경북시민 500명은 지난해 12월 8일 송환 요구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