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K배치설이 돌며 이 지역 국회의원의 입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사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TK배치설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전방 배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도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12일 이 지역 시민들이 새누리당을 향해 “도입엔 찬성하자며 대구에는 반대하는 것은 폭탄돌리기이자 모순”이라 비난했다.
명확한 입장을 밝힌 이는 김문수 대구 수성갑 예비후보(새누리당)다. 김문수 예비후보는 11일 “미국과 핵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논의하는 것은 자위권 차원에서 당연하다”면서도 “전방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 국토 방어와 국민 안전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대구 동구을 예비후보는 사드 도입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해왔으나, TK배치설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현재까지 밝힌 적 없다. 유 예비후보의 측근은 사드 TK배치설 관련해 ?“(유 예비후보가) 아직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안다.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중앙위 차원의 입장 외에 사드와 관련해서는 대구시당 자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 (이 지역) 국회의원의 입장도 개인 후보로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TK지역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대구시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12일 “(사드 도입은) 선거 한철 이용해보겠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라며 “사드 배치장소로 대구와 왜관이 거론돼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우리나라에 효과적이지도 않고, 대구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드를 반대한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사드 배치 후보지로 대구경북이 거론되는 것에 시·도민은 큰 놀라움과 당혹감에 빠졌다”라며 “사드 배치에 대해 원론적으로 반대”라고 밝혔다.
변홍철 대구달서갑 예비후보(녹색당)는 “새누리당이 본색을 드러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예전부터 정치권의 선도적 사드 배치론자였고 정두언 의원은 이번에 사드 배치 반대를 북한 편으로 모는 수준 이하의 인식을 드러냈다”라며 “계속 강행되어 부지까지 선정된다면, 해당 지역의 주민과 연대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철 대구수성을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는 “사드 배치 협의는 한미 양국이 짜인?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사드는 우리의 대북 억제수단이 아니라 미국 본토 방어용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 사드 배치로 한반도가 미·일·중·러 강대국의 각축장이 될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도 12일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민중과함께, 대구평통사 등 6개 단체는 “미국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1~2주 내 배치 가능하다고 기정사실화 한 점에서 한반도 사드배치는 시간문제”라며 “한미 당국이 사드가 대북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중국 반발을 무마하고 제반 비용을 한국에 떠넘기기 위한 미국의 잔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를 배치한다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드 한국 배치는 나라와 민족에 백해무익한 것이라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찬수 대구평통사 대표는 “사드 한반도 배치는 국가의 이익을 해치고 오히려 전쟁 위기를 불러온다. 사드 배치에 대한 실무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며 “그간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의 요청도 논의도 없었다고 했는데 이번 일로 거짓말이 드러난 셈이다. 이 지역 국회의원도 사드에 찬성하면서도 자기 지역 배치에 대해서는 서로 미루는데 폭탄돌리기를 보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사드 배치 논란은 지난 7일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 관련 한미 공동발표문”을 발표하며 제기됐다.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시키는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사드 배치 후보지로는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도 평택, 대구, 전북 군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