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건설 노동자 사망 현장 공사 재개, “지지대 설치 권고, 안전 진단 명령”

지지대 미설치 고의 여부 등 법 위반 여부는 조사 단계
현장 작업 중지 해제 전 노조 의견 청취 없어

12:53

지난달 30대 노동자 사망으로 중단됐던 대구 달서구 건설 현장이 5월 초 재개됐다. 고용노동청은 거푸집이 전도되지 않도록 고정하는 임시 지지대를 제대로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전반적인 안전진단을 명령했다. 건설노조 측은 현장 작업 중지 해제 전 노조 의견 청취 과정이 없어 안전 후속 조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 (뉴스민 자료사진)

지난달 18일 30대 노동자가 사망한 대구 달서구 감삼동 죽전역 인근 아파트 건설 현장이 지난 3일 공사 재개가 됐다. 사고 이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해당 건설 현장에 사망 사고 발생 관련 작업인 거푸집 해체 동종 작업 전체에 대해 작업 중지를 내린 상태였다. 고용노동청은 임시 지지대 설치 권고와 전반적인 안전진단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작업 재개가 이뤄졌다.

원청사인 SG이테크 건설은 21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공사 현장이 초기 단계라서 특별히 지적 상황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고용노동청에서 추가로 보완해줬으면 하는 조치들이 마무리되서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안다”며 “사고 원인이나 책임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용노동청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23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와 면담에서 사고 조사와 작업 중지 해체 절차에 노조 참여는 어렵지만, 의견 청취는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대구 건설노동자 사망···“일하는 노동자 시선에서 현장 살펴야”(‘21.4.23))

허성훈 건설노조 대경지부 사무차장은 “공사 현장은 재개됐는데, 의견 청취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조사 결과가 어떤지, 어떤 안전 조치가 이뤄졌는지 전혀 들은 내용이 없어 공사 현장의 안전이 제대로 확보가 됐는지 우려가 된다”고 걱정했다.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가 23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현장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당 사안을 담당하는 대구고용노동청 서부지청 근로감독관은 “그때 면담에서 노조에서 강력하게 요구하셨기 때문에 사업장에 대해 더 꼼꼼히 지도를 하고 조사에 반영할 수 있었다”며 “노조에 직접 연락은 안했지만, 소속 작업자들이 있으니까 해당 근로자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건설노조는 사고 이후 성명을 통해 “공사기일을 당기기 위해 일요일 출근을 강행했고, 현장에 안전관리 책임자와 안전 난간, 통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원청의 책임을 제대로 조사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대로 개정하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통해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