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인 시민들에게 최대 300만 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구시는 20일 행정부시장이 주재하는 코로나19 극복 총괄방역대책단 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검토했다.
백신 접종 이후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늘어났지만, 백신과 연관성이 명확하게 인정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때문에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정부 지원이 없다는 불만과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지난 4월에는 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생겼다는 환자의 남편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고, 지난 18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여기에 답변을 하기도 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답변 대상 기준 20만 명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정부가 답변에 나섰는데, 이는 비슷한 청원이 많고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정은경 청장은 답변을 통해 인과성이 불명확한 경우에라도 치료비 지원을 최대 1,000만 원까지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인과성을 판단하기에 정보가 불충분한 사례에 대해서도 진료비를 지원하고 추후에 인과성이 확인되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정부의 치료비 지원과 별도로 대구시 차원의 위로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조금의 위로금을 드려서 시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백신에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서 얼마를 드리는 게 좋을지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20일 대구시 총괄방역대책단 회의에서는 최대 300만 원까지 위로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중증 이상 반응의 유형을 나눠서 백신과 인과성이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진 경우를 제외하고 인과성 입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라도 대구시 차원의 지원을 검토 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최종안은 다음주 중에 결정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0일 코로나19 극복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그동안 여러 이상 반응 사례가 나왔는데,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백신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기 어려운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명백하게 다른 원인이라고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는 1,000만 원까지 치료비 지원으로 지침이 바뀌었다. 대구도 정부 지원 외에 좀 더 지원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대책위원들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논의를 해볼 생각”이라며 “혹시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치료비 두려움 때문에 백신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대구시 차원에서 준비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에서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는 8건이다. 이 중 4건은 심사가 진행 중이고, 다른 4건 중 3건은 인과성 입증이 불충분한 사례고, 1건은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대구참여연대는 21일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 추진을 위한 과감한 정책 수단을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20일 현재 60~74세 어르신 약 50%가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을 했으나 대구 예약률은 38%로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대구형 백신복권 등 과감한 참여 인센티브를 도입해 접종율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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