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지역 폭염으로부터 주거 빈곤층을 보호할 대책을 대구시에 요구했다.
14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반빈곤네트워크,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회원들이 대구시가 주거 빈곤층의 폭염 대책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폭염 대응을 위한 민관 대책기구를 만들고, 주거 빈곤층을 위한 실태 조사를 시행하라”며 “특히 쪽방 거주민이 폭염 동안 지낼 수 있는 냉방이 되는 임시 거주 공간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주거 빈곤층의 건강권이 위협 받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동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료사업국장(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쪽방촌 거주자들의 부실한 식사로 인한 영양결핍과 열악한 주거 환경은 기초 체력에 영향을 미치고, 또 여기에 기저 질환까지 있다면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38도 이상의 폭염에 48시간 이상 노출되면 우리 몸의 방어 기제가 무너진다. 일사병에 걸리고 신속한 치료가 안 되면 열사병으로 진행돼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거 빈곤층에 관한 정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고, 대책 수립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현재 저희가 파악하는 쪽방촌은 100개정도, 거주민은 약 730명이다. 이 중 폭염에 더 취약한 65세 이상 노령층과 기저질환자는 100여 명 정도”라면서 “우선 20~30%라도 냉방이 되는 임시 거주 공간에 폭염 기간 동안 지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원주택 조례 제정을 통해 주거 약자에게 이같은 공간이 제공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시민안전실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은 안부 확인 사업과 냉방 용품 및 건강식품 제공 등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올해도 지원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 복지담당부서와 구·군청 등 여러 관계 부서와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폭염 대응기간은 오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장은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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