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300일을 넘겨 투쟁하고 있는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13일 대구시청 앞에 천막농성장을 마련하고 농성 투쟁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지회는 이날 오후 2시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 출정식을 진행하고, 대구시가 게이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대구 지역을 도보 투쟁하면서 시민들에게 한국게이츠 문제를 알려내고 1만 시민 서명운동도 진행해서 약 1만 6,0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노조는 이를 통해 권영진 대구시장 면담을 요청해 지난달 21일 공장 폐업 후 처음 시장도 만났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구시가 할 수 있는 일이 특별히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대구시와 노동청, 노조 간의 공식적인 논의 기구 구성이나 자동차 산업 전환에 따른 대응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지만, 대구시는 “별도 기구를 만드는 건 어렵다”고 답했다. (관련기사=권영진 대구시장, 한국게이츠 해고자와 첫 면담···성과는?(‘21.4.21))
채붕석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지회장은 “안 해본 게 정말 없다”며 “각 지역을 돌면서 청와대, 미 대사관을 찾았고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도 썼다. 군수도 만나고, 시의원도 만나고 시장도 만났다. 시장을 만나는데 300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권영진 대구시장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우리가 요구한 건 받을 수 없는 게 아니”라며 “대구시에 노동정책이 없어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노동정책을 만들라는거고, 한국게이츠 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자고 했다. 그게 어려운 일인가.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출정식을 마무리하고 천막농성을 대구시청 앞 주차장 한켠에 설치했다. 노조는 “오늘부터 대구시청 앞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대구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책임 있는 역할 촉구를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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