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역 내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대구시는 약 1억 원을 들여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및 보호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그 결과 감정노동자 권익보호센터 설치를 포함한 대책이 제안됐다. 대구시는 센터 설치는 장기 사업으로 고려하면서 5월부터 캠페인, 매뉴얼 제작, 가이드라인 제작 등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대구시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및 보호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지역 내 감정노동자는 약 35만 4,314명으로 추정된다. 공공 부문 2,363명, 민간 부문 35만 1,951명으로 구분되는데, 공공 부문 전체 노동자의 22.3%, 민간 부문 전체 노동자 36.4%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용역은 이들 중 표본을 추출해 고객으로부터 신체적·언어적·성적·정신적 폭력을 경험했는지부터 ▲감정조절 ▲조직의 감시 ▲고객응대 과부하 및 갈등 ▲감정 부조화 및 손상 등으로 감정노동 영역을 나눠 조사해서 감정노동 수준을 점수화했다.
결과에 따르면 공공과 민간을 불문하고 체감하는 감정노동의 강도는 60점을 넘어섰다. 공공이 61.6점, 민간은 63.3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의 경우 비대면 분야, 직접 대면 분야, 돌봄 분야, 취약계층 대응 분야로 나눠서 볼 때 비대면 분야의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감정노동이 66.3점으로 61~63점 사이에 형성된 다른 분야 노동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주로 노출되는 고객의 폭력이나 차별대우 경험은 모욕적 비난이나 욕설, 고함 같은 정신적 폭력이었다. 정신적 폭력 위험도는 공공 부문이 48.5점, 민간 33.2점으로 신체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상회했다.
감정노동자들이 원하는 보호방안은 공공 부문은 형사고발 및 강력제재(88.6점), 가이드라인 수립(80점) 순으로 나타났고, 민간 부문은 형사고발 및 강력제재(82.5점), 악성고객 응대 후 휴식, 휴가(81.9점)으로 공공과 민간 공통적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꼽았다.
결과 보고서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감정노동자 권익보호위원회 설치·운영 ▲감정노동자 권익보호센터 설치·운영 ▲감정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 제작·배포 ▲감정노동자 권익보호협의회 구성·운영 ▲감정노동자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운영 ▲상담·치유 거점 네트워크 구축·운영 ▲감정노동 홍보 캠페인 등을 주요 우선 사업으로 제안했다.
대구시는 사업별로 중장기 사업을 분류하고 감정노동자 권익보호 향상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워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관계자는 “5월에는 5개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 심의자문기구 설치 운영, 시범 사업 등은 하반기에 추진하는 것이 올해 주요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구시가 하반기 추진을 준비하는 시범사업은 ▲권리보장 교육 ▲홍보 캠페인 ▲가이드라인 제작 ▲표준 매뉴얼 제작 ▲컨설팅 ▲상담 치료 프로그램 등으로 일차적으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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