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41번째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대구투쟁연대)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대구대회를 열고 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대구시 뿐 아니라 대구도시공사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시청 앞에서 대회를 시작해서 도시공사까지 행진한 후 마무리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지만, 장애인들에게 만큼은 큰 충격만 남고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실정이다. 큰 충격은 수치로 확인된다.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구병)이 지난해 12월 9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당시까지 코로나19 사망자 556명 중 117명(21%)이 장애인이었다. 전체 인구에서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1%(2019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장애인 중에서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의 피해가 더 컸다. 장혜영 국회의원(정의당, 비례)이 지난 2월 25일 기준으로 확보한 자료를 보면, 시설 거주 장애인 중 확진자는 177명이다. 전국의 시설 거주 장애인 수(2만 4,980명, 2019년 기준)를 감안해 계산하면 1,000명당 약 7.08명 꼴로 확진된 것이다. 전체 인구 감염 비율 1.71명 대비 4.1배다.
집단거주시설은 꼭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니어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큰 피해를 입었다. 장혜영 의원이 지난 2월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사망자 현황을 보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이가 777명이다. 당시까지 전체 사망자 1,486명 중 52.3%에 달한다.
장애운동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역 공백 상태에 있던 장애인 당사자를 돌보는 일뿐 아니라 정책적 제안도 꾸준히 해왔지만 정부에 반영된 건 사실 많지 않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설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420대구투쟁연대가 대구시에 제안하는 정책요구안도 탈시설과 자립생활 지원책에 대한 것이 다수다.
대구시는 지난 2월 1차 탈시설 자립 지원 사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2차 사업으로 2024년까지 시설거주 장애인 200명을 지원할 계획을 내놨다. 대구시에 따르면 1차 탈시설 정책으로 131명이 61개 자립주택(체험형+정착형)을 통해 자립생활을 하고, 그중 31명은 공공주택으로 자립했다. 대구시는 2차 사업을 통해 자립주택을 100개로 늘리고 자립 지원도 200명을 더 늘린다는 목표다.
하지만 420대구투쟁연대는 현행 계획으론 2차 탈시설 추진계획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420대구투쟁연대는 “2차 계획에서 추가 확보되는 39개소의 물량은 개소당 장애인 2~3명 지원 인력을 기준한 것으로 실제 약 98명 정도만 지원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시 장애인 자립정책이 효율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선 대구도시공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이들은 15일 대구대회를 대구시청 앞에서 시작해서 대구도시공사까지 행진해 공사 앞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준비했다.
전근배 420대구투쟁연대 정책국장은 “탈시설 정책이 가속화될수록 주택 공급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대구도시공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책임 있게 해야 한다”며 “서울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주택 제도를 도입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도시공사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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