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키오스크)를 쓰려고 해도 조작에 어려움을 겪어요. 제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데다 손도 불편하다보니 손도 잘 닿지 않고, 조작하기도 어려워요. 어떻게 주문을 해도 그걸 받아서 제 자리로 다시 가지고 가는 것도 힘들고요. 장애인 고객을 위한 고려가 없습니다.”
김운용(휠체어 이용 장애인 당사자)
“스타벅스 DT(드라이브 스루·차를 탄 채로 주문)에 가면 모든 주문이 음성으로 이뤄집니다. 그래서 저는 주문하는 곳을 지나쳐 음료를 받는 곳으로 곧장 가서 종이에 써서 주문을 해요. 그러나 직원은 음성으로 응대해줍니다. 스타벅스가 청각장애인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청각장애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형편없는 것이 아닌가요?”
장세일(청각장애인 당사자)
9일 오전 11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대구 중구 동인동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페‧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발생하는 장애인 차별 사례를 모아 진정하고 권리 구제를 촉구했다.
해당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 13년이지만 여전히 생활 속에서 차별이 만연하다”며 “특히 국내·외 굴지 기업인 스타벅스‧맥드날드‧롯데리아 등이 최근 도입을 늘리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DT), 무인계산대 등이 지역 장애인 접근권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그 외에도 ▲건물 출입구 경사로 미설치 ▲공공시설 장애인 화장실에 휠체어 진입 불가 ▲도서관 무인도서 예약 대출반납기 장애인 이용 불가 ▲보행로 연석 높이차로 인한 접근권 제한 등 장애인이 공공‧민간 영역에서 겪는 서비스 이용 제한 사례 30건을 모아 회견 직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에 접수했다.
박명애(66)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차별을 인권위에 진정을 냈지만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가 투쟁해야 바뀐다고 생각하며 병원과 식당 등 장애인 이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건물 통행로와 기계, 서비스에 수없이 진정을 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참으라’는 대답”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자동화 기기들이 가는 곳마다 많이 있어서 사람들은 사회가 좋게 바뀌어간다고 하지만 뭐가 바뀌어가지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퇴화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상임공동대표 박명애·전은애·이정미·김병관·송경인·이길우)는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해 활동하는 대구 지역 장애·여성·노동·인권 시민사회단체 연대체다.
장은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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