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8일 오전 대규모 개발사업 공직자 투기의혹 1차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토지 매입 경위 등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는 4명은 경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대구시가 비교적 신속하게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수사 의뢰 대상자가 많지 않고, 퇴직 공무원 등이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한계도 지적된다. 대구시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그 외 사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5일까지 대구시와 구·군 직원 1만 2,523명, 소방본부 2,708명, 대구도시공사 177명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관 사업지구 5곳과 대구도시공사 주관 사업지구 7개 지구 등에서 토지 거래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사업지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거래한 사실이 있는 공무원은 모두 16명이다. 대구시는 이들 가운데 7명은 부모로부터 상속(4명), 증여(2명) 받거나 임용 전에 매입(1명)한 경우여서 투기 의혹이 없다고 봤다.
남은 9명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했고, 5명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달성군 현풍·유가 일원에 조성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토지를 취득한 5명은 토지 취득 경위, 목적, 자금 마련 방법, 토지용 현황에서 투기 의심 현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반면 연호지구에 토지를 매입한 다른 4명은 도시개발 관련 부서 근무 이력은 없지만 개발정보 취득 경위 등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보상차익을 노린 투기행위 가능성이 높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이들 4명 중 3명은 농지로 부적합한 형태인 부정형 토지나 맹지를 매입하거나 주말농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에 비해 매입금 대비 대출 비율이 80%로 과다하고, 주민의견 청취 직접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1명은 준공 전 건물 매입을 계약해서 소유권이 미확보된 상태에서 잔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수사의뢰한 이들의 구체적인 투기 정황에 대해선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내용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또 퇴직공무원은 조사하지 못했고, 대구시가 자체 마련한 신고센터에 신고된 내용이 1건도 없는 등 대구시 조사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선 한계를 인정하면서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시의 조사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른 정당이나 외부에 고발되는 내용은 전직 단체장이나 저희 감사 대상이 아닌 의원, 퇴직한 분”이라며 “공무원 개인이 12개 사업지구에서 주택 거래를 했는지 확인한 경우는 이 내용이 정확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1차 조사에 이어 시와 구·군 5급 이상 간부 공무원과 대구도시공사 전 임직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조사를 4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1차 조사에 비해 조사 기간을 길게 잡은 이유를 개인정보 제공동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구시는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해결책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개인정보제공 불응의 유형이나 방식이 가족 구성원 관계에 따라 도저히 할 수 없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대책은 불응하는 분들의 가족 관계나 소명을 들은 후 별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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