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19일 노동개악 관련 대타협 파기 및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양대노총이 각각 입장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 비정규직 확산 정책은 노조가 없는 1700만 노동자를 포함해 1900만 노동자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근로조건을 개악하는 내용이므로 그 피해는 전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며, 한국노총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 과정에서 가장 민감했던 사안인 일반해고과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에 대해 ‘조급증’과 ‘반칙’이라는 표현을 쓰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 충분히 협의하기로 합의 한 양대 지침과 논의와 관련해 한국노총은 임시국회가 끝나는 1월 8일 이후부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급기야 지난 해 12월 30일 ‘전문가 좌담회’ 형식을 빌려 양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1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노총이 참여하지 않더라고 지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면서 “양대 지침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일방 강행하지 않겠다, 합의에 준하는 협의를 하겠다, 더 이상 협의할 것이 없을 정도로 지겹게 협의해서 노동계가 반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위반하고 노사정합의문을 한낱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양대 지침으로 지난 해 4월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하는 등 이미 우여곡절을 겪다 금속노련 간부의 분신시도로 대표되는 내부 갈등 속에 지난 해 9월 15일 노사정 대타협을 한 바 있다.
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결정을 “노사정 대타협 정신보다 공공, 금융, 금속, 화학 등 일부 연맹의 조직 이기주의를 우선시한 것”이라고 분석한 것에 대해 “사태 파악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와 관련해 “노사정 관계에서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대화와 신뢰가 매우 중요한데 약속을 어기고 합의를 위반하는 것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노동부장관은 자격미달”이라고 덧붙였다.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에 따라 한국노총은 향후 ‘소송과 총선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정부의 양대 지침에 대해 가처분과 위헌심판 청구소송은 물론, 오는 4월 13일 총선을 대비해 공약을 마련하고 반노동자 후보와 정당에 대해 ‘심판투쟁’을 한다.
민주노총은 19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노동개악은 국민을 속여 온 노사정 야합의 명분조차 상실했고, 재벌을 위한 정책임이 확고해졌다”면서 “쉬운 해고와 장시간 저임금노동, 비정규직 대량 확산이라는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 노동개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야합의 틀을 제공해온 노사정위원회 역시 다시 한 번 기만성을 드러내며 파산했으며, 해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9.15 노사정 합의는 애초 생겨서는 안 될 야합이었다”면서 “민주노총은 단 한 번도 야합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에 매진해왔고, 앞으로도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고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부가 오늘 노사정 합의 파기 선언을 핑계로 노동개악 행정지침을 발표한다면 즉각 총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더불어 노동개악 입법을 위해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새누리당을 집요한 총선투쟁으로 낙선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 정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