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이 지난 12일부터 2021 GAP(GlassBox Artist Project) ‘일상, 꿈, 현실성(reality)’전을 1~3전시관에서 열고 있다. 참여 작가는 이기철, 이은재, 신명준, 정민제, 정진경 등 5명이다. 전시는 4월 3일까지.
올해 10회째를 맞은 ‘GAP’전의 참여 작가는 봉산문화회관 2층의 ‘유리상자’로 불리는 4면 유리벽 전시관 아트스페이스에 소개된 작가 78명 가운데 뽑은 5명이다. 전시 주제와 작가 선정에는 외부 협력기획자로 초청된 미술평론가 김영동이 함께했다.
김영동 평론가는 “출품자들은 시각예술 장르 중에서도 설치 작업 분야에서 일상과 현실성의 문제를 중요하게 취급하는 작가들인데 소재나 재료, 물질에서 쉽게 각자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물감이나 캔버스처럼 익숙한 재료에 국한하지 않고 구체적인 상태의 사물로 제시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라고 평했다.
3층 1전시실은 신명준, 정민제, 정진경 작가의 공간이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정민제 작가가 바느질로 글씨를 새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늘어뜨린 수세미천 두루마리에 자신의 메시지를 새기거나, 전시장 기둥에 이불을 감아 돌리거나, 옥수수망이나 양파망 같은 일상생활의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정진경 작가는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에 작가의 시선을 더한 작업을 선뵀다. 낡은 찻잔이나 버려진 음료병, 테이블 등에 더해 전시장 유리문까지 작업에 담은 ‘일상의 오브제’는 변하는 자연의 빛이 바로 작품에 수용된다.
신명준 작가는 버려진 물건을 수집해 전혀 다른 관계 속에 배치했다. 일상의 물건이지만 전혀 관계 없는 곳에 놓으면서 친숙함을 낯설음으로 대체했다. 플라스틱 스레이트 창을 낸 나무상자 속에 아무렇게 놓인 미술작품도 그렇다.
같은 층 2전시실은 이은재 작가의 ‘S#030321′ 작품을 설치했다. 작가는 수집된 물건을 공간 속에 그림 그리듯 섬세하게 배치했다. 생명을 잃은 식물, 비를 맞아 못쓰게 된 휴지, 낙숫물 자국이 남은 바닥재 등 이미 낡아버린 재료들로 작품을 공간 이곳저곳에 배치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2층 3전시실은 이기철 작가의 작품 ‘토끼시대’ 연작으로 꾸몄다. 작가는 의인화된 토끼 캐릭터로 신화를 썼다. 날개귀를 단 토끼, 거북이에게 먹히고 있는 토끼처럼 디테일하게 조각된 작품을 비롯해 새로 시도하는 부조 및 일러스트 작업을 선뵀다.
조동오 봉산문화회관 전시기획은 “GAP(갭)은 ‘다름’과 ‘차이’를 상징하는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의 진일보한 프로젝트를 일컫는 명칭이며, 유리상자 작가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유리상자에서 구현할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조명하려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는 4월 3일까지, 월요일은 휴관이다.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문의)053-661-3500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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