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관심이 미얀마 봄 만들어”

미얀마 출신 딴툿우 교수, 경북대서 특강

18:31

아침저녁으로 미얀마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을 합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에 매일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23일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 항쟁의 전개 양상과 향후 전망’ 강연에 나선 딴툿우 동국대 글로벌경제통상학부 교수의 첫 마디였다. 딴툿우 교수의 처가 식구들은 군부가 만든 지명 수배자 명단에 올라있다. 그는 자신의 처형과 처남이 국가 공무원 신분으로 시민 불복종 활동을 펼쳐 신변에 위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아침저녁 하루 두 번 통화를 하면서 가족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 ‘미얀마 민주화 항쟁의 전개 양상과 향후 전망’ 강연 참석자들이 미얀마 민주 항쟁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딴툿우 교수는 “양곤 큰 도시뿐만 아니라 주변 작은 도시조차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지명 수배가 내려져 현재 지내는 지역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지역 이동을 하고 있다. 가족들의 안전이 우려되어서 더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딴툿우 교수는 현재 미얀마에서 군인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발하는 비무장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인이 재미로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잡아가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딴툿우 교수는 미얀마의 민주화 항쟁이 성공하기 위해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곳에 다니면서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고, 관심을 요청하는 것이 한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얀마 시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시위를 계속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시위 물품을 구입하고 주민들이 치료를 받고, 인터넷을 위한 유심 구입 등을 위한 기금에 후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부탁했다.

▲23일 오후 4시 30분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주최 ‘미얀마 민주화 항쟁의 전개 양상과 향후 전망’ 강연이 열렸다.

딴툿우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미얀마 군부 독재의 역사 ▲과거 미얀마 반군부 투쟁(8888항쟁, 샤프란 혁명) ▲현재 미얀마 민주화 항쟁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주최로 열렸다. 윤재석 인문학술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현재 시련을 겪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렸으면 한다”면서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아침은 온다’는 말처럼 지금은 힘들어도 꿈과 희망으로 찬 민주주의의 역사가 미얀마에 곧 올 것”이라고 응원했다.

장은미 수습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