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시의회 281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대한 시의원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임태상 의원은 권영진 시장을 상대로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 대한 시정질문에 나섰고, 김성태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시의회와 소통을 주문했다. 권영진 시장은 시도민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면서 시점을 정한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아니라고 말했다.
2차 본회의에서 임태상 의원(국민의힘, 비산·평리1·3·원대동)은 시정질문을 통해 “행정통합 완료 시점을 2022년으로 못 박아 졸속 추진의 우려를 낳기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때로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론화 과정에서 남발되는 편향적 의견이 방치되고 있다. 공론화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차후 진행될 공론화 중립성 유지 방안을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영진 시장은 “행정통합 완료 시점을 정해놓고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시점 조정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현재 공론화 과정도 시점을 정하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대구·경북처럼 광역 간 행정통합은 시도지사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도민 의사를 모으고 쟁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시도민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현재 공론화위원회는 시도민 여론조사, 토론회, 숙의형 공론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4월 말경 통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절차 등 종합적인 의견을 시도지사에게 제안하는 걸 목표로 한다”며 “공론위가 어떤 제안을 하든 시도지사는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그리고 책임도 져야 한다. 언제 행정통합을 하겠다는 시점을 정해놓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론화 과정이 의원님 보시기에 편파적으로 비친 게 있다면 송구하다. 다만 편파성 논란은 자칫 공론화 위원들에 대한 폄훼와 공론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제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우려와 부정적인 점, 단점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히 진행되어서 긍정적인 면뿐 아니라 부정적인 면까지 균형적으로 알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편파성 문제도 반박했다.
이어진 5분 발언에서도 추진 과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김성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월성·진천동)은 “의회 기능은 무시되고 권역별로 직접 시도민을 찾아가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공론위원회와 집행부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 드리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대구시의원들에게 정책안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구와 경북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행정통합 문제에 의회가 소외된 상태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시민의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 중차대한 결정에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아무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5일 김동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만촌2·3·고산동)도 성명을 내고 행정통합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권영진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인 취수원 이전, 군부대 이전, 신청사 이전 등 어느 하나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행정통합이라는 화두를 던져, 시민의 삶은 돌보지 않고 시장의 치적쌓기에 매몰되어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시정의 기본은 행정통합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돌보는 일”이라며 “대구·경북의 미래를 결정하는 행정통합은 충분한 준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권영진 시장은 당장 행정통합 논의를 중단하고 민생문제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구와 경북 두 단체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행정통합을 위해 주민투표를 할 경우 대구에서만 최소 122억 원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민투표는 행정통합 절차에서 필수적이진 않지만, 시·도민 공론을 통한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대구·경북은 오는 8월 주민투표를 예정하고 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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