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는 입춘 즈음부터 봄 마중 나온 때 이른 상춘객과 사진가들로 붐빈다. 매화 군락지도 아니지만 한반도에서 어느 매화보다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홍매화 때문이다.
지난 7일 경남 양산의 최고 기온이 16도까지 올랐다. 통도사 홍매화가 분홍 꽃망울을 터뜨린 채 매화향기를 날렸다. 입춘에 앞서 꽃망울을 터뜨린 자장매는 가지마다 활짝 핀 꽃송이를 피웠고, 다른 두 홍매도 분홍 꽃송이를 볼 수 있었다. 해마다 통도사 홍매화 꽃망울은 한 달 이상 피고 지면서 상춘객을 맞았다.
천왕문 들어서 만나는 매화는 영산전 옆 홍매화 두 그루와 영각 앞 자장매까지 세 그루다. 영산전 옆 홍매는 빈 가지에 더러 연하고 짙은 분홍 꽃망울을 터뜨렸는데, 나무 전체가 아닌 꽃 한 송이만 담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영각 앞 자장매는 벌써 가지마다 붉게 핀 꽃망울로 덮였다. 꽃 한송이보다 붉게 물든 매화나무가 통째로 눈에 찬다. 캔버스를 펼쳐 홍매를 그리는 화가도 있고, 홍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나무 품으로 들고 난다.
우리나라 삼보사찰 가운데 불보사찰인 통도사, 그 중심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다. 영축산 자락의 통도사는 매화, 동백나무 같은 봄을 여는 꽃나무들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 수령 370년의 자장매는 우운대사가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통도사를 중건할 때(1643년) 심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