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시장 흔드는 국민의힘 대구시의원? 정당 간 갈등으로 재점화

국민의힘·무소속 대구시의원 20명, 홍의락 부시장 비난 성명
더불어민주당 김혜정, “경제 정책 수장 흔드는 저의 궁금” 성명

16:44

지난해 12월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김지만 대구시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홍의락 경제부시장을 비판하고, 홍 부시장이 대응하지 않으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갈등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갈등으로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8일 국민의힘 소속 18명과 무소속 2명 등 20명이 홍 부시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2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갈등의 시작은 김지만 의원(국민의힘, 산격·복현·대현·검단동)이 지난 12월 15일 본회의장에서 홍의락 부시장이 개인 SNS에 쓴 글을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홍 부시장이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쓴 개인 의견을 두고 “집행부 내부의 혼란을 야기하는 듯한 의견을 표한 것에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홍 부시장은 김 의원 비판 후 이에 대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유구무언이다. 지록위마가 아니라 난독증후군인듯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쓴 글의 취지와 다르게 김 의원이 비판했다는 취지다. (관련기사=“코로나19 대응 혼란 야기” 대구시의원 지적에, 홍의락 “유구무언, 난독증”(‘20.12.15))

김 의원은 홍 부시장이 SNS를 통해 밝힌 입장을 두고 사흘 뒤 다시 본회의장 신상발언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해 공개적으로 시의원을 비난하는 것이 대의성을 띄는 시의원을 대하는 공무원 적절한 자세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 의원 발언에 대해 홍 부시장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김지만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국민의힘 18명과 무소속 2명의 동의를 받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홍 부시장을 다시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홍 부시장은 SNS를 통해 ‘난독중후군’이라며 시의원과 시의회를 폄하하고 비난한 것은 물론 장애인을 비하했다”며 “대구시의원으로서 공적 업무를 통해 이뤄진 지극히 당연한 권리임에도 홍 부시장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려 하지 않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을 필두로 해 홍 부시장에 대한 비판이 해를 넘겨 계속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박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혜정 의원(국우·동천·무태조야동)은 29일 성명을 통해 “대구 경제 발목 잡는 국민의힘 소속 18명 등 20명 대구시의원 성명서 발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정 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초토화 상태고, 내수 시장의 마비와 수출 부진으로 소상공인은 개점 휴업 상태”라며 “이런 지역민 고통은 외면하고 대구시 경제 정책 수장인 경제부시장을 흔들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그 저의가 궁금하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홍 부시장은 취임 후 굵직굵직한 사업을 해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민주당 출신 경제부시장을 임명한 결단에 부응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납득하기 힘든 의원 한 사람의 주장으로 촉발된 일련의 상황은 협치의 틀을 통한 대구 발전이라는 권 시장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홍 부시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후 권영진 시장의 요청을 받아 대구시 경제부시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6월 권 시장은 언론을 통해 홍 부시장이 경제부시장을 맡아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홍 부시장이 이를 수용했다. 대구에서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이 연출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