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섬유패션과, 박물관 정책토론회 앞두고 특정인 배제 논란

대구경실련·대경민주노조협의회, “블랙리스트와 다름없어”

15:41

26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 대구경북민주공공노동조합협의회 등은 ‘대구시 박물관 정책 문제점 진단 및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대구시가 특정인의 참여를 배제하고, 토론회를 공개하는 것에도 소극적이라며 규탄했다.

대구경실련 등은 대구 관내 박물관 운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난해 11월 정책토론회 청구 서명 운동을 벌였고, 12월 기준선(300명)을 충족했다. 대구시는 12월 28일 정책토론회 청구심의위를 열고 토론회 개최를 최종 의결했다.

대구경실련 등은 이후 토론회 준비를 위해 대구시와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토론자 선정, 토론 방식 등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양측은 특히 대구경실련 등이 추천한 토론자 1명의 참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와 대구경실련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 한 박물관에 근무하는 A 씨 참여를 두고 대구시 관련 부서인 섬유패션과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섬유패션과는 처음 A 씨의 참여 방식을 두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A 씨가 소속 박물관 명의로 참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A 씨가 박물관 명의 대신 소속 노조 명의로 참석하겠다고 하자, 박물관 정책과 관련 없는 발언을 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토론회를 준비하는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는 양측을 조율하기 위한 중재안으로 A 씨가 참여토록 하는 대신 A 씨가 근무하는 박물관장도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대구경실련 등은 “토론회를 하기도 전에 토론자의 발언 내용을 언급하고 중단시키겠다는 것은 발언을 하지 말라는 협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인 A가 토론자로 참여하면 그것만으로도 심각한 수준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사 표현”이라며 A 씨의 참여를 만류하기로 했다.

▲대구경실련 등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인을 배제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정책토론회 준비 과정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토론회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대구시 담당부서의 태도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서 적용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며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정책토론회 취지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문화예술정책과장은 “올해 첫 정책토론회로 제안되어서 의미 있는 토론회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양측 입장이 크게 나뉘어서 중재할 방안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