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국회의원을 성추행해 대표직에서 직위해제됐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이 사안을 대할 것”이라며 “정의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당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배복주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은 2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설명한 사건 경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 대표와 장 의원은 면담을 위한 식사 자리를 가졌고, 자리를 파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장 의원을 성추행했다.
장 의원은 18일 이 사실을 젠더인권본부에 알렸고, 젠더인권본부는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를 벌였다. 배복주 본부장은 “오늘(25일)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최초 보고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당규에 따라 대표단 회의에서 김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직위해제로 하기로 결정했다. 정의당 당규 제7호 제21조는 선출직 당직자 징계절차 특례 조항으로 징계사유의 중대성으로 인해 긴급히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징계 의결 시까지 당직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명백한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며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공당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 행위로 피해자는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배신으로 갚았다”며 “거듭 죄송하다. 정의당과 당원, 국민 여러분께 씻지 못할 충격을 드렸다”고 말했다.
장혜영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며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성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여성이 자신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점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이 사안을 대할 것”이라며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가해자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다. 정의당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당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