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거리두기 수칙, ‘밤 11시→밤 9시’ 영업시간 재조정

권영진, “정부 절차·지침 충실히 따라···중대본 발표 유감”

10:15

애초 밤 11시까지 카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늘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정안을 내놨던 대구시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대구시 결정이 인근 지자체나 중대본과 협의 없이 이뤄져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17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자영업자의 생계 어려움을 고려해 타 시·도와 달리 유흥시설 중 일부를 집합해제 후 23시로 시간제한 결정하였으나 중수본의 ‘전국 공통 사항’ 재통보로 유흥시설 5종 집합금지와 시설별 21시 이후 운영 제한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앞서 16일 중대본이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보다 완화된 자체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카페, 식당,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늘리고, 집합금지 대상이었던 유흥시설 5종 중 일부도 집합금지를 풀어주는 내용이다.

대구시 발표 후 일부 지자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었다. 유흥시설 업주들은 대구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18일부터 영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언론도 자영업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알렸다.

중대본은 17일 즉각적으로 대구시의 조치가 위법하진 않지만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결정 과정을 비춰볼 때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부분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중대본 회의에서도 다시 논의해서 현재 유지되는 21시 이후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시설 범위에 대해선 모든 지자체가 현재 원칙을 고수하는 쪽으로 논의를 모았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중수본은 브리핑 후 저녁 6시경 21시 이후 영업제한, 유흥시설 5종 집합금지를 추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핵심 방역조치 사항 완화 불가 안내’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대구시는 해당 내용이 16일 중수본이 보내온 같은 취지의 공문에는 없었다면서 “대구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회의 시 중수본에서 요구한 바를 충실히 이행했다”며 “시설별 표준 수칙은 지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장이 조정 가능하다는 중수본 가이드라인에 따라 결정한 사안으로 중수본에서 요구한 협조사항을 충실히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조정 입장을 밝힌 후 권영진 대구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정부가 정한 절차와 지침을 충실히 따라 결정했고 경북과도 협의한 것”이라며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을 중대본 실무자가 대구시에 대해 주의니, 유감이니 하는 납득할 수 없는 표현으로 대구시가 중대본과 엇박자를 낸 것처럼 발표한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