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대구시 ‘밤 11시까지 영업’, 협의 없는 결정···바람직하지 않아”

17:20

대구시가 18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늘리고, 집합금지된 유흥시설 일부의 집합 금지를 해제한 조치가 중안재난안전대책본부나 타 지자체 협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중대본은 18일 관련한 회의를 통해 이 부분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4시 30분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대구시가 어제 영업시간을 11시까지로 연장한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대구시가 먼저 발표하는 바람에 많은 지자체에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단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동일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부적 내용에 대한 조정 권한은 지자체도 함께 보유한다. 대구시 조치가 현재 감염병예방법상 권한을 벗어난 조치로 볼 순 없다”면서도 “사전 협의 없이 대구시 차원의 의사결정이 일어난 것에 대해 중대본에서도 다수 문제가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도 권한을 보유한 만큼 대구시의 결정이 위법하거나 규정을 위반한 조치는 아니지만, 중요한 결정이었던 만큼 협의가 필요했지만 협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손 반장은 협의가 없었다는 설명의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 물음에 “인근 지자체나 중대본 둘 다와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대구시가 23시로 확대하면 생활권이 같은 경북 등은 이로인한 영향을 받는다. 경북 주민이 대구시로 이동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지역적으로 형평성 논란이 심해져 감염 확산 위험성이 커지는 위험성이 있다”며 “이런 의사결정을 할 때 동일한 권역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요청했는데 이 협의 없이 결정됐다. 중대본과도 사전 협의 없이 결정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이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굉장히 복잡한 결정이어서 지자체와는 최종 결정 회의를 한 중대본 회의를 포함해 3차례 정도 의견을 교환하면서 논의했고 논의 과정에서 영업시간 연장이나 집합금지 해제 범위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노출됐다. 이견을 회의를 통해 해소하고 결정했다”고도 말해 대구시가 사전 협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논란이 있는 만큼 영업 제한 완화 조치는 다른 지자체에서 추가로 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결정 과정을 비춰볼 때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부분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오늘 중대본 회의에서도 다시 논의해서 현재 유지되는 21시 이후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시설 범위에 대해선 모든 지자체가 현재 원칙을 고수하는 쪽으로 논의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17일 오후 2시 브리핑에서 “중대본에서는 영업시간 등에 관해서는 지자체의 재량에 맡겼다. 방역 전문가들과 대책단 회의를 개최했고, 그 과정에서 대구시의 방역 역량, 방역 상황을 볼 때 시간을 조금 연장하더라도 충분히 방역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채 부시장은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방역 조치로 인해서 소상공인이 굉장히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도 감안해서, 조금이라도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 2시간 정도는 연장하자는 전문가들의 강력한 권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