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교조 압박에 나서는 교육부와 대구교육청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21일 전교조 법외노조 항소심 판결 직후 교육부는 전임자 복귀 등 전교조 활동을 제약하는 후속조치에 나설 것을 각 교육청에 요구했고, 대구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을 그대로 따를 예정이다.
이날 오후 5시 30분 대구교육청 앞에는 전교조 대구지부를 포함해 대구지역 노동자, 시민 총 7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집회는 전교조 단독 집회로 예정됐으나, 저성과자 해고 지침 등 노동부의 행정지침 발표에 항의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합류해 세가 불었다.
이들은 전교조 집회에 앞서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도보로 대구교육청까지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선거 부정 우동기야말로 집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주변에서는 정부와 비교해 노동자와 교사가 무슨 힘이 있느냐며 소나기가 내리면 피해가라고 한다”며 “또 어떤 사람은?여소야대를 만들어야 한단다. 아니다. 전교조는?고등법원의 법외노조 판결 즈음 한두 명이라도 모여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법외노조 판결 이후 조합원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탄압이 극심한 시기에 전교조는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막 나가는 박근혜 정권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정부가 법으로 규정된 2천만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행정지침으로 강탈하려 한다”며 “전교조를 법외노조 하는 곳은 세계에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박근혜 정권밖에 없다. 정부가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주의를 무너트리는 불법집단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전교조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전교조 대구지부장을 역임한 장명재 퇴직교사모임준비위원회 대표는 “9명의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뒀다고 법외노조화 하는데 세계에 어느 나라가 노조 조합원 자격을 법정에서 정하나”라며 “노조 자주성을 무너트리려고 하는데 정직과 양심을 먹고 사는 교사로서 저항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권이 노동자를 투쟁으로 몰고 있다. 6만 조합원이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전교조를 상징하는 민중가요인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제창하며 집회를 마쳤다.
한편 전교조는 오는 2월까지 노조 업무를 정상 수행하고 3월 이후 전임자를 2월 중 확정해 노조 전임자 휴직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2010년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두는 규약을 시정하라는 1차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교조는 이에 불응했고, 2012년 9월 2차 시정명령에도 응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에 ‘노조 아님’(법외노조)을 통보했다. 같은 해 서울행정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1심 판결까지 ‘노조 아님’ 통보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는데, 2014년 해당 소송에서 전교조가 패소하며 전임자 복귀 등의 후속조치 압박에 빠졌다.
하지만 2014년 서울고등법원이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전제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효력 정지를 결정하자 정부의 압박은 주춤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재항고했고, 2015년 6월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관련 서울고등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 직전인 5월 헌법재판소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제2조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서울고등법원은 교원노조법에 합헌 판결하면서도 효력 정지 사유를 인정해, 본안 소송인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2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