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집합 금지, 그런데 장애인 집단 거주 시설은?

정부는 3단계만 장애인 시설 외출·외박 금지
대구시는 2월부터 원친적 외출·외박 금지 유지

14:04

대구시가 장애인 집단 거주시설 장애인의 외출·외박을 금지하고 있어 장애인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는 2020년 2월 이후 장애인 시설 거주인의 외출과 외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지역 장애인 단체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집단 거주 형태에 개선 조치도 없이 1년 가까이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 장애인 시설 거주인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원칙적으로 외출과 외박을 허용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발령 시에만 외출과 외박이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연초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하면서 대구 각 구·군청은 장애인 시설에 오는 17일까지 외출·외박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을 확인한 지역 장애인 단체는 대구시나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인 이상 모임은 금지하면서도 장애인 거주 시설에 모여 사는 장애인에 대해선 감염에 취약한 상황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관내에는 19개 장애인 거주 시설이 있고, 약 1, 300명이 거주 중이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6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시설 거주인에 대한 긴급 탈시설을 촉구했다.

▲6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시설 거주인에 대한 긴급탈시설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감염에 취약한 구조적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장애인에 대한 외출·외박·면회 금지를 1년째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최소한의 기본권 박탈이자 방역 차별, 감금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시설 거주 장애인에게 개인방과 화장실이 있는 지역사회 공간을 제공해 가능한 한 빠르게 흩어져야 한다”며 “아무리 금지해도 시설 종사자는 출퇴근하고, 다른 관계자도 시설을 드나든다. 이런 땜질식 조치는 감염병 예방이 아닌 집단성, 불평등성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장애인 시설 거주인은 특별방역 조치 기간인 17일까지 원칙적으로 외출 등이 금지인 상황이지만, 거주인이 희망한다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감염원 차단을 위해 특별방역대책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종사자 전수 진단검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제관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은 “외출과 외박은 원칙적으로 금지이지만 희망하는 경우에 갈 수 있다. 외부에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어 염려되고, 감염 상태에서 시설에 들어왔을 때 확산할 수 있어서 예방하자는 차원”이라며 “긴급탈시설은 당장 시설 거주인들이 다 탈시설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긴급탈시설이란 집단 감염과 인권침해 우려가 높은 시설 거주 장애인에게 즉각적인 탈시설 조치를 하도록 하는 조치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08년에 비준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상 긴급사태에서 위험상황 발생 시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고,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도 각국에 권고하고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장애포럼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최근 유엔 장애인권리특별보고관, 건강권특별보고관 등에 한국 정부의 코호트 격리 조치가 장애인 시설 거주인의 건강권, 자립생활권 등을 침해하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정신을 위배한다며 진정서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