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후 대구에서도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잇따라 발생하곤 있지만 다른 지역처럼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곤 있지 않다. 대구시가 지난 2, 3월 대유행 과정에서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집단감염을 학습한 결과다. 문제는 이 역시 대구의료원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해놓은 것이어서 대구의료원에 과부하가 생기면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5일 현재 기준으로 12월 이후 대구에서 발생한 요양병원, 정신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44명이다. 동구 A 요양병원 8명, 동구 B 정신병원 3명, 달서구 C 정신병원 6명과 정신질환 환자가 주로 이용한 달서구 D 의료생협에서 27명이 확인됐다. 환자뿐 아니라 종사자나 관련 접촉 가족을 포함한 숫자여서 44명이 모두 높은 중증도를 보이진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D 의료생협을 제외하면 확진자 대부분이 최초 확진자 확인 후 대구의료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분산 관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확진자라는 점이다. A 요양병원의 경우 첫 확진자 확인 후 환자 34명을 대구의료원으로 옮겨 2인 1실로 관리했고, 그 과정에서 7명이 추가 확진됐다. 2인 1실로 관리하면서 추가 전파가 이어지는 상황을 막은 셈이다.
C 정신병원은 D 의료생협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D 의료생협 확진자 발생 후 위험도 평가를 통해 환자 일부를 대구의료원, 대구정신병원으로 옮겨 놓은 상황이다. 병동별로 옮겨 관리해서 병동 간 교차감염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조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5일 코로나19 극복 대구광역시 범시민대책위원회 17차 회의에서 “대구에서도 요양병원, 정신병원 확진자가 생기는 사례가 있지만 대규모 집단감염으론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대구의료원 한 병동을 완전히 비워 유지하고 있다. 교차감염으로 확산하는 걸 방지하는 건 2, 3월 뼈 아픈 교훈을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자가격리가 아니라 공공격리 병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중대본을 통해 확산하면 요양병원을 통해 사망자가 나오는 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대구의료원은 확진자 치료도 하면서 공공격리 병상도 운영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의 중심에도 대구의료원이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의료원 외에도 요양병원 3곳을 분산 병원으로 확보는 했지만 분산 조치의 중심은 대구의료원이다. 하지만 대구의료원은 요양 환자나 치매 같은 정신질환 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곳이 아니고, 이들을 돌보기 위해 필요한 생활 보조 인력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김승미 대구의료원장은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금까진 여력이 되지만 접촉자들이 아무래도 치매 환자이거나 정신과 질환이 있는 환자이다 보니 캐어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