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내 외국인보호소에 보호 중인 외국인이 정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소 정원은 19명인데, 4일 기준 30명을 수용 중인 상황이다. 서울 동부구치소 내 집단감염 이후 교정시설 방역 실태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과밀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보호소의 방역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법무부 이민조사과에 따르면 법무부는 외국인보호소 방역 대책으로 수용 대상 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코로나19 진단검사와 상시적인 마스크 착용 등을 지키도록 했다. 하지만 일선 출입국에서는 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간과 예산에서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한정적인데 미등록 신분의 외국인 보호소 유입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편 부족 때문에 보호 중인 외국인 강제추방은 원활히 되지 않으면서 보호소 적체 현상이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법무부는 보호소에 입소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7일간 격리 보호, PCR 검사를 먼저 하고 음성 확인 시 보호소에 이송하며, 보호소 입소 후에도 7일간 격리 보호를 먼저 한 뒤 2차 PCR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확인된 외국인에 대해서만 일반 보호실로 이동 조치한다는 수칙을 수립한 상태다.
이런 수칙을 지키려면 보호소 입소 전 외국인을 격리할 공간이 필요한데 대구출입국에는 준비된 격리 공간이 없다. 최근에도 미등록 외국인을 수용하게 됐지만, 이들은 별도 격리 절차 없이 PCR 검사 후 보호소에 수용됐다.
상시 마스크 착용도 지키기 어렵다. 법무부가 2021년도에 편성한 예산으론 보호소에 있는 외국인은 나흘에 한 번 꼴로 덴탈 마스크를 지급 받을 수 있다. 장혜영 국회의원(정의당, 비례)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호소 외국인에게 지급할 덴탈 마스크 구입 편성 예산은 2,100만 원이다. 보호 중인 외국인 911명에게 500원짜리 덴탈 마스크를 6개월 동안 나흘에 한 번씩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이다. 장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법무부는 1년 예산을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절반이 삭감됐다.
법무부는 보호소 과밀을 피하고자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을 수용해야 할 상황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지난 12월 27일, 대구출입국은 대구시, 대구경찰청과 함께 방역 수칙을 위반해 모임을 한 태국인 22명을 단속했다. 이들 중 미등록 신분인 19명은 대구출입국으로 인계됐다. 단속된 이들만 따져도 대구출입국 보호소 정원과 동일한 수준이다.
법무부 자체 방역 수칙이 일선 출입국에서 잘 지켜지느냐는 질문에 법무부 관계자는 “대구처럼 일시적으로 (단속 외국인이) 몰리는 경우가 있다”며 “(화성보호소 등 대규모) 보호소로 최대한 이동을 시켜 원칙을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