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금처럼 코로나19 발생하면, 연말엔 병상 부족

22일 대구·경북 합계 지역 감염 97명
지역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필요성 대두
중대본, 24일부터 전국 5인 이상 모임 금지

15:39

11월 초순을 넘어서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이젠 대구·경북도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0시 기준으로 대구와 경북에서 새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각 39명, 58명(해외유입 제외)이다. 합쳐서 100명에 다다랐다. 대구와 경북이 치료 병상, 생활치료센터를 공조하는 만큼 대구·경북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기간이 오래되면 대구가 준비한 병상도 일주일이면 동날 것이라는 예측도 더해진다.

대구시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으로 대구에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39명이 확인됐다. 이들 중 26명은 전날(21일) 알려진 동구 소재 광진중앙교회 교인이다. 대구시는 이들 외에도 접촉자 검사에서 2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광진중앙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대구 30명, 경북 1명 모두 31명이다. 대구는 광진중앙교회 외에도 교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자 검진에서 확인된 감염자가 추가로 늘었다. 경북의 경우는 이미 감염원을 특정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산발적인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12월 이후 대구, 경북 코로나19 지역 감염 발생 현황.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점은 지난 12일로 동일하다. 대구는 영신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전날 6명에서 35명으로 감염자가 늘었다. 경북도 안동 소재 장애인복지시설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전날 3명에서 19명으로 늘었다. 이후 대구와 경북은 매일 꾸준하게 10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전국적 확산이 계속되면서 대구와 경북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한 시점이 지난 8일이다. 상향 후 나흘 만에 집단감염이 대구와 경북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은 이미 이전부터 존재하던 지역 내 감염원들이 곳곳에서 산발해 그 위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22일은 대구, 경북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이후 15일 차다. 그럼에도 그 효과가 드러나긴커녕 신규 확진자는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하고 지역 내 감염만 집계하면 지난 17일 대구 20명, 경북 9명으로 줄어드는 듯 했지만, 이후부터는 두 곳 모두에서 20~30명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추세다.

수도권과 대구·경북에서 22일 확인된 신규 확진자 현황을 인구 대비로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963만), 경기(1,330만), 인천(295만) 인구를 2,588만으로 두고 22일 발생한 546명을 나누면 0.0021%이고, 대구(243만), 경북(267만) 인구를 510만으로 두고 97명을 나누면 0.0019%로 큰 차이가 없다. 인구대비로 보면 대구·경북이나 수도권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지난 2, 3월 유행 당시 경북대병원 간호사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민 자료사진)

환자가 증가하면 이를 치료하는 의료 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22일 기준으로 대구가 운영 중인 코로나19 병상은 경증·중등증 345개, 위중증 54개, 합계 399개다. 이 중 경증·중등증 병상은 238개(69%)를 사용 중이고, 위중증 병상은 23개(42.6%)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병상 중 65.4%가 가동 중이다.

22일처럼 약 1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30명은 병원 입원이 필요한 환자라고 가정하면 5~6일이면 병상이 부족해진다. 대구시는 23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20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 사이에 100개를 추가하고 1월 3일까지 202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위중증 병상도 종합병원 협조를 통해 약 90개까지는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최대한 빨리 준비시킨다고 해도 2주차부터는 병상 부족이 상시적인 상태가 된다. 더구나 전국적 병상 부족 사태로 인해 온전히 대구, 경북 환자만 입원시킬 수 있는 상황도 안 된다. 전국 모든 병상의 70%는 중앙 정부가 관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구도 남은 병상 중 적어도 70%는 중앙 정부의 관리 아래에 놓인다. 전국적 확산이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대구, 경북 환자도 증가하면 대구, 경북 환자도 입원할 병상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경수 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구, 경북 합쳐서 100명 이상이 되면 대구의료원, 칠곡경북대병원 병상 비워놓은 게 12월 말 전에 다 찰 거다. 지역 내 의료 인력도 더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시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이번주와 다음주, 1월 10일까지는 예배를 완전히 못 하게 해야 하고, 시민들에게도 대구에서부터 코로나19를 종식시키자거나, 희망적이면서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적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관리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게 전망이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도 “대구 상황이 쉽지 않다. 전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금보다 강하게 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장 일주일 후라도 1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면 지역 병상 사정도 쉽지 않을거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대책본부는 22일 전국적으로 강화된 연말, 연시 특별방역대책을 내놨다. 중대본은 24일부터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제한하고, 종교활동은 원칙적으로 비대면으로 해야 한다. 개인에겐 5인 이상 모임 취소를 권고하지만, 식당은 5인 이상 손님을 받지 못하도록 금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