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 민주당 의원 발언권 제한 논란

279회 정례회 국민의힘 의원 의사진행 발언만 사전 배치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 의사진행 발언 요청했지만 거절

15:04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국민의힘, 신천·효목동)이 대구시의회 279회 정례회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본회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발언권을 제한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장상수 의장은 지난 15일에 이어 홍의락 경제부시장 비판을 이어간 김지만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산격·복현·대현·검단동) 의사진행 발언 이후 반대 발언에 나서려한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발언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18일 오전 10시 대구시의회 279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김지만 의원은 다시 발언대에 올라 홍 부시장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5분 발언 이후 홍 부시장이 본인 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난독증후군’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해 공개적으로 시의원을 비난하는 것이 대의성을 띄는 시의원을 대하는 공무원 적절한 자세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경제부시장 자리는 시장과 함께 시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라며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한 자리가 아님을 잊어선 안 된다. 시의회 본연의 적법한 업무를 통한 발언을 비난한 경제부시장 행동과 공직기강 문란 행위에 대해 부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시의원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코로나19 대응 혼란 야기” 대구시의원 지적에, 홍의락 “유구무언, 난독증”(‘20.12.15))

▲장상수 의장이 의사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김동식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후에 벌어졌다. 김지만 의원 의사진행 발언을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지만 장 의장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지만 의원 발언 이후 김혜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국우·동천·무태조야동)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자, 장 의장은 “의제를 미리 말씀해주셔야 한다”며 발언 기회는 주지 않고 회의를 이어갔다.

김혜정 의원은 의회가 준비한 안건 처리를 모두 마친 후 다시 한번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장 의장은 마찬가지 이유를 들며 발언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동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만촌2·3·고산동)도 “의장이 회의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다”고 나섰다. 김동식 의원은 “회의 규칙을 보면 의사진행 발언을 불허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며 “다음으로 하겠다면 정확히 언제로 할지 정해주셔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장상수 의장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장에게 발언 허가, 질서유지권이 있다”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니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끝내 발언권을 부여하지 않고 회의를 종료했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는 대구시의회가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점한 국민의힘 중심으로 의회가 운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원내교섭 단체를 꾸려 양당 체제 모양새를 갖추긴 했지만, 의회 운영은 교섭단체 간 협의 보단 의장을 중심으로 상임위원장들이 논의해서 결정한다. 의장과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6명 등 9명 중 민주당은 부의장 1명 뿐이다.

이날 김지만 의원 의사진행 발언도 전날까진 하지 않는 거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다. 민주당 입장에선 사전에 공유된 것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됐는데, 여기에 반박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셈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동식 의원은 “의장이 법과 규칙에 따라 회의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법률 검토를 해서 의장 사퇴도 요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장상수 의장은 이날 대구광역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이 통과된 후 여기에 반대하는 발언에 나선 홍인표 의원(국민의힘, 동인·삼덕·대봉·성내1·남산1동)의 의사진행 발언은 15분 가량을 할애해 용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