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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옛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19년부터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사회혁신 플랫폼에 참여했다. 진흥원은 국내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공공기관으로 1987년 설립된 한국전산원이 시초다. 국가 정보화를 추진하고 건전한 정보문화조성, 정보격차 해소 같은 ICT를 통한 사회 현안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진흥원은 ICT 전문성을 활용한 지역사회공헌, 사회혁신 활동을 기획하던 차에 플랫폼에서 준비하던 ‘무장애 도시 조성’ 의제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무장애(barrier free) 도시 조성 의제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정보를 수집해서 데이터화하고 필요한 이들이 찾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3차에 걸쳐 소속 직원들이 대구 동성로와 혁신도시 일대, 동대구역 등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해 약 400여 개의 편의시설 정보를 수집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있는 식당을 찾거나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 건물을 찾는 식이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무장애 정보공유 플랫폼을 사업화한 스타트업 기업 파란자몽에 의해 어플로 만들어져 공유됐다. 어플 ‘플랫(FLAT)’을 다운받아 접속하면 대구 동성로와 동대구역 인근에 빼곡하게 교통약자 편의시설이 설치된 식당이나 카페, 숙박업소 정보가 눈에 들어온다. 대구에서 시작된 무장애 정보공유 어플 ‘플랫’에는 이제 서울과 광주 같은 다른 도시 정보도 추가되고 있다.
임수혁 진흥원 선임은 “시작은 대구에서 시작했는데, 저희랑 같이 한 개발자가 대구에서부터 활동을 인정받아서 행정안전부나 중소벤처기업부 상도 수상하고 영역을 확장해서, 지금은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올해도 추가 정보 획득을 위해 단체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길어지면서 실현하진 못했다. 대신 일상에서 출퇴근 길에도 언제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을 제작해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코로나19 시대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인 셈이다. 진흥원은 일련의 사회공헌활동 덕분에 공공기관 최초로 2019년 보건복지부 주관 지역사회공헌인정제 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임수혁 선임은 “활동에 참여한 직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교통약자의 시선에서 이동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음식점, 카페들이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며 “우리는 메뉴를 고르고, 먹고 싶은 걸 기준으로 하지만 장애인은 5cm 턱의 유무로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달라진다는 걸 새삼 알게 돼 부끄러움을 느낀 직원도 있다고 한다”고 직원들의 참여 후기도 전했다.
진흥원은 공공기관이 대구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기 위해선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보통의 공공기관이 공급자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실제로 필요한 것과는 미스매칭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수혁 선임은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하지만, 공급자적 관점에서 추진하다 보니 주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보단 기관에서 원해서 하는 게 진행된다”며 “플랫폼 같은 기관이 지역사회 문제를 고민해서 제시해주고 공공기관과 지역이 함께 해결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 공급자 관점 사회공헌보다 실용성 있는 사회 혁신 활동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