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퇴직 노동자들이 포스코 근무로 인해 암 등 질병에 걸렸다며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14일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 앞에서 ‘포스코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 및 안전보건진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산업재해를 신청한 노동자는 8명이다. 이들은 포스코 근무 당시 폐암, 폐섬유증, 루게릭병 등이 발병해 퇴직했다. 이들 중에는 포스코 현장에서 근무한 건설노동자 1명도 포함됐다. 다른 1명은 2016년 루게릭병 진단 이후 올해 사망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일과건강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포스코 직업상 암으로 산업재해가 인정된 사례는 3건이다. 2015년 백혈병 1건, 2017년 악성중피종, 혈액암 각 1건, 2018년 악성중피종 1건 등 총 4건이 신청됐고, 2015년 신청된 백혈병을 제외한 3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이들은 제철소에서는 코크스 취급공정, 사문석 취급공정, 압연 공정, 계측 장비 등에서 결정형유리규산, 코크스오븐배출물질, 석면, 방사선 등 발암물질 발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제철소가 직업성 암 발생률이 높은 사업장이며, 포스코의 자체 대책만으로는 현장 개선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노동자가 참여하는 특별근로감독·안전보건진단 시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크스 공장 등 포스코 현장에서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직업성 암은 발암물질 노출 이후 길게는 30~40년 뒤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상당 부분 퇴직 후 발생하게 된다. 현직 노동자는 물론 퇴직자들도 위험 집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부터 지금까지 포스코 현장에서 24건의 중대사고로 19명이 사망했다. 노동부 특별근로감독과 포스코 안전종합대책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안전과 사고 예방을 위해 노동자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 산재 은폐 및 직업성 질병 전수조사,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0일 <포항MBC>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송 후 열렸다. 해당 보도에서는 퇴직 후 폐암 등 질병에 걸린 노동자 이야기, 포스코 인근 지역 유해물질 노출 문제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