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난 실효적인 사회공헌 활동”(‘20.12.16)
관련기사=“지역 사회 공헌 위해 정부 차원의 공공기관 재량권 부여 필요”(‘20.12.17)
관련기사=“공공기관 주도 넘어 시민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는 사회공헌으로”(‘20.12.20)
2018년 10월 31일 대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선 사회 혁신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 첫발을 뗐다. “대한민국 사회가치 대협약 위원회는 ‘사람 중심의 활력 넘치는 지역사회 만들기’를 목표로 지역별 혁신포럼을 개최한다”로 시작하는 ‘2018 대한민국 사회가치 대협약 선언문’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국가스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도로공사 같은 공기업 사장들이 이름을 올리고, 윤종화 한국사회혁신가 네트워크 공동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이창건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은 이날 협약을 시작으로 해서 지역민과 시민사회 그리고 공공기관이 협업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대구사회혁신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조직은 이제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으로 탈바꿈해서 지자체와 시민사회, 공공기관을 연결해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기획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창건 위원장은 “정부가 바뀌고 사회혁신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사회 전체를 다시 리빌딩하는 혁신을 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행정과 시민사회가 협업하는 걸 골자로 했는데 예산이 국회에서 다 잘렸다”며 “살아남은 사업이 사회혁신플랫폼이었다. 민관이 협업으로 사회혁신 의제를 해결하는 게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시민사회가 가치를 선언적으로 선포해왔다면, 지금의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실제 변화를 시키고자 한다. 그렇다면 모두가 한계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력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사회혁신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의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히 이번 정부가 참여정부를 잇고 있는데, 참여정부가 했던 사업 중에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이 있다. 참여정부 다음 두 정부가 지방분권에 큰 관심이 없어서 공공기관이 내려간 후에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내려만 가고 지역사회에 녹아들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건물’만 옮겨오고 지역 사회에 녹아들지 못한 건 지역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공공기관이 지역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고민을 한 적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공공기관은 지역에 대한 의식이 없다. 현실적으로 서울 사람들이다. 금요일 업무를 마치면 서울로 가는 분들”이라며 “공공기관 직원 중 대구에 사는 사람이 25%밖에 안 된다는 보도도 있던데, 그런 걸 비난 할 게 아니라 대구시가 이전한 공공기관이 대구에 정착하게 할 정책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볼 땐 대구시가 공공기관을 그냥 ‘돈 많은 기관’ 쯤으로 생각하고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서 접근하지 않았다”며 “공공기관 평가를 기획재정부가 하는데 평가할 때 사회적 가치를 배점 항목에 넣었다”고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지자체와 공공기관 간 미스매치를 플랫폼 사무국을 중심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는 “플랫폼 사무국의 핵심 역할이 다자간 협업 테이블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이나 시민사회에서 뭘 해보려고 하면 제도의 경계 내지는 한계에 있는 경우가 있다. 규정을 관리하는 곳이 지자체이니, 모여서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이미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혁신도시 공공기관을 비롯해 지역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16개 의제를 발굴해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공공기관에 더해서 신한은행 같은 민간기관까지 영역을 확장해 15개 신규 의제를 발굴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6개 의제 사업을 포함하면 21개다.
이 위원장은 “다양한 공공기관이 자기 전문성 아래에서 지역사회 의제에 참여하고 협업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며 “공공기관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게 가장 가치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