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둔 대구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인력 감원 중단과 경비노동자 권리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오전 11시 대구아파트경비노동자협회(준)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아파트 경비노동자에게 연말은 공포의 시기”라며 “경비노동자 감원을 중단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3개월, 6개월 단위로 용역업체와 단기근로계약을 맺고, 근로계약이 끝날 때마다 재계약을 맺는다. 뚜렷한 정년 기준도 없다. 특히 계약만료 시점이 몰리는 12월이 되면, 인력 감축이 이뤄질 수 있어서 재계약 여부는 더 불안정하다. 불안정한 고용 형태 때문에 경비노동자들은 입주민들 부당한 요구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다.
대구경비노동자협회(준)이 최근 대구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50여 명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꼴로 연말 계약이 만료된다는 통보를 받은 거로 나타났다.
정우달 대구경비노동자협회 준비위원장은 “매년 연말마다 많은 경비노동자가 쫓겨나고 있다. 하지만 초단기 근로계약이라는 족쇄 때문에 부당한 지시나 여러 업무 외 일을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은 아파트 경비노동자에게 부당한 지시나 명령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대구에서도 수성구의회, 달서구의회, 서구의회에서 잇따라 경비노동자 인권 보호 조례가 제정됐다.
경비노동자들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조례를 제정하신 의원님들과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조례만으로 저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너무 부족하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감원되어 왔다.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130원밖에 오르지 않지만, 여러 아파트에서 관리비 절감을 이유로 감원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대구에서는 아파트 경비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없고, 당사자 조직에서 일일이 현장을 다니며 피해 사례를 파악하고 지원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었지만 경비노동자들은 더욱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일자리와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아파트 경비노동자 현장 실태조사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아파트 입주민, 용역업체, 경비노동자의 상생협약 체결 추진 ▲경비노동자 자조 조직 결성과 활동 지원 ▲경비노동자 전담 상담센터 또는 마을노무사 제도 도입으로 권리 침해 회복 지원 ▲아파트 입주민과 시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 사업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