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의 한 사립 특수학교에 다니던 발달장애 학생(18)이 학교에서 사고로 입원한 뒤 17일째 혼수상태다. 학생의 가족은 교내 폭력 때문으로, 학교 측은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넘어졌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1시 20분께 A 학생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에 호송됐다. A 학생 가족은 학생이 교실에서 매트에 쌓인 채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심정지가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같은 학교 다른 학급에 다니는 A 학생의 쌍둥이 동생이 사건 당일 여러 차례 A 학생의 교실에 방문했을 때 매트에 쌓인 A 학생을 봤다는 것이다.
A 학생의 후두부, 귀 등에는 찰과상 흔적이 있으며 특히 양쪽 종아리에 줄로 묶인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있다. 가족은 A 학생이 움직이지 못하게 다리를 묶고 매트로 감싸 둔 것으로 추정한다. 찰과상 등의 흔적은 학교 측의 폭력으로 인한 상흔으로 보고 있다. 장애 청소년 특성상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매일 상처가 있는지 살펴봤는데, 사고 전날에는 상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A 학생 가족은 담임교사와 사회복무요원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교실에는 A 학생 외에도 담임교사, 사회복무요원, 학생 수 명이 있었다. 담임교사는 폭행 등 가혹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학교 측은 A 학생이 신발을 신다가 넘어졌으며, 다리에 묶인 자국은 119구조대 호송 과정에서 학생의 혈관을 찾을 수가 없어 다리를 고정하다가 생긴 자국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간질이 있는 학생이 간질이 끝날 때까지 쉬는 용도로 매트를 뒀다. 그 매트는 두꺼워서 사람을 말기 어렵다”며 “교사가 신발을 신기는데 그때 학생이 손을 뿌리치고 가다가 넘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다리 흔적은 혈관을 찾지 못해서 혈관을 드러내기 위해 묶은 흔적으로 알고 있다”며 “학부모 주장과 담임교사 주장이 상반된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도 요청했고,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소방서 관계자는 A 학생이 심정지 상태라 피네프린을 주입하긴 했지만, 혈관을 찾기 어렵다고 하반신에 주사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리의 묶인 자국이 호송 과정에서 생긴 흔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폭력 여부를 포함한 전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 발생 이후에도 진상 파악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A 씨의 아버지와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는 지난 2일 오후 2시, 해당 학교 앞에서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의 다리에는 줄로 강하게 묶어둔 듯한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누가 봐도 폭행과 학대 상황이 매우 의심되는 정황”이라며 “교육·수사당국은 이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피해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학생 통제를 명목으로 상습적인 폭행이 행해지고, 특수학교 내 가장 약자의 위치에 있는 최중증 학생이 관련 교육도 받지 않은 사회복무요원에게만 내맡겨져 방치되고, 학교 관리자와 현장 관계자들이 인권침해를 방조함으로써 폭력이 일상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