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 피해자가 연 ‘거래된 정의’ 북 콘서트

인혁당 사건 피해 가족 나문석 시인이 화순에서 마련한 북콘서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와 문인들 대구로 인혁당 사건 답사 

18:01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연재보도를 엮은 책 ‘거래된 정의’(후마니타스, 2019)의 북 콘서트가 지난달 26일 전남 화순 ‘카페 첫눈’에서 열렸다. 북 콘서트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인 고 나경일의 아들 나문석 시인(두엄출판사 대표)이 마련하고,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와 문화마당 ‘첫눈’이 도왔다. 이명선, 박상규, 박성철 3인의 공동 저자 가운데 인혁당 사건을 취재한 이명선 기자가 초청됐다.

▲고 나경일의 아들 나문석 시인은 전남 화순 ‘카페 첫눈’에서 열린 ‘거래된 정의’ 북 콘서트를 마련했다.  (사진=정용태 기자)

나문석 시인은 “36년 만에 제 아버지는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가면서 양승태 사법농단으로 또다시 우리 가족은 이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하게 됐다. 엉터리 판결로 다시 엄청난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셜록의 이명선 기자는 대구까지 그 먼 길을 몇 차례씩 내려오면서 민망하고 미안할 정도로 그 많은 취재를 했다. 어느 날 그 이야기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져 나왔는데, 제가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북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져버렸다”고 늦은 북 콘서트를 설명했다.

저자 이명선 기자는 양승태의 대법원이 지연이자 기산점을 늦추면서까지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의 ㅁ배상 금액을 대폭 줄여 피해자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면서, 책 ‘거래된 정의’에서 다룬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첫 단추가 인혁당 재건위 사건 취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취재노트에서 “2011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지연이자 기산점을 늦추면서 법원 내 분위기가 ‘국가배상금 줄이기’로 바뀐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정점을 찍은 것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3년 12월에 내린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 기간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이 난 뒤 3년에서 6개월로 대폭 단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적었다.

▲이명선 셜록 기자가 전남 화순 ‘카페첫눈’에서 열린 ‘거래된 정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정용태 기자)

이날 북 콘서트는 서경원 전 국회의원과 조봉훈 씨 등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과 정윤천 시인 등 지역 문인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와 문인들은 북 콘서트에 앞서 ‘현대사의 아픔! 인혁당 통일열사와 함께하다’를 주제로 대구를 방문했다. 2.28 학생의거 기념탑, 현대공원 인혁당 희생자 묘역, 경북대학교 여정남 열사 공원을 돌아보고 팔공산 에밀리아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명선 기자도 함께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