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만으로 세운 신전, 리우 작가 ‘라타바 신전’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 22일까지
신이 되고픈 인간의 욕망 '라타바'

11:53

수성아트피아는 지난 17일 리우 작가 초대전 ‘라타바 신전’을 멀티아트홀에서 개막했다. 리우 작가는 제목 ‘라타바 신전’처럼 컴퓨터 부품으로 넓이 6m 56cm, 높이 3m 28cm 규모의 은색 철제 신전을 멀티아트홀 중심에 세우고, 미니어처 작품 및 보티첼리의 ‘봄’을 페러디한 평면작업을 선뵀다. 작품의 이름은 3점 모두 ‘라바타 신전’이다.

▲전시실 왼쪽 면을 꾸민 리우 작 ‘라타바 신전’,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사진=정용태 기자)

리우 작가는 “디지털 공간에서 아바타는 디지털 가상공간의 대리 자아인 셈인데, 내가 보기에 라타바’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제 인간은 사이보그와 A.I를 입고 가상공간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신을 꿈꾸려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타바(RATAVA)는 아바타 철자의 역순이다. 아바타(avatar)는 ‘자아의 형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인데, 신이 인간의 육체를 빌려 이 땅에 내려오는 것을 뜻하는 힌두교의 용어다.

작가는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 본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의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설치작업도 철망으로 세운 신전의 기둥 외에는 다 같은 소재를 썼다.

▲전시실 정면으로 보티첼리의 ‘봄’을 페러디한 리우 작 ‘라타바 신전’을 만난다.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사진=정용태 기자)

서영옥 전시기획팀장은 “리우 작가의 작품 ‘라타바 신전’은 자본과 테크놀로지를 종교적인 측면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동시대 테크놀로지와 신화적인 이야기를 버무려서 이 시대의 위기를 건드리는 ‘라타바 신전’을 현대미술이 주목하는 이유는 자본과 테크놀로지가 우리 시대를 어떻게 핸들링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리우는 2007년 아키타 국제조각 심포지엄에 한국대표 작가로 참여했고, 2009년 포스코가 주최한 스틸아트 어워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개인전 23회,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저작으로 ‘작업일지, 우리시대의 미학-사이보그, 동양, 디지털’(천부도원, 2006)과 ‘리우의 작업이야기 THE EMPTY DIGITAL BODY’(주노아트, 2010), ‘라타바(RATAVA)-신을 꿈꾸는 인간’(열린길, 2018) 등이 있다.

전시 문의) 053)668-1566, 1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