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구문화재단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예술단체 지원 사업 대상에 스파밸리처럼 예술단체로 볼 수 없는 기관이나 치과의사로 구성된 동호회에 지원되는 등 취지에 무색한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피해 특별지원 사업 중에 소상공인 생존자금 지원 대상이나 긴급생계자금 지원 외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전문단체 지원을 진행하는 업무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구문화재단에 맡겼다. 대구문화재단은 해당 사업을 통해 858개 단체에 각 100만 원씩 모두 8억 5,800만 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지원받은 단체 중에는 전문예술단체로 보기 어려운 단체 및 기관이 여럿 포함되어서 지원금의 목적이나 효과가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대구시와 배지숙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본리·송현·본동)에 따르면 대구시 지원을 받은 단체 중에는 달성군 소재 휴양시설인 스파밸리나 치과의사들이 조직한 음악동아리 등 각종 봉사단이나 동호회가 포함됐다. 대표자가 동일하지만 단체가 다른 경우 중복해 지원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배지숙 의원은 19일 대구문화재단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전문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이 너무 적고 단체 규모, 성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1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은 효과가 전혀 없는 단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지원받은 단체 중에는 전문예술단체로 볼 수 없는 봉사단, 동호회가 선정되었고, 모 휴양시설, 발전기 업체, 통장과 주민이 모여 하는 아마추어 극단 등도 포함됐다”며 “반면에 전문 예술인이 운영하는 극단은 떨어졌다”고 짚었다.
배 의원은 행정감사를 마친 후 기자와 만나 “이런 식으로 불분명한 단체에 지급된 게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도 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탁상행정으로 정말 지원이 필요하고 어려운 전문예술인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한 관계자는 “금번 사업 선정 여부는 철저히 신청서 중심으로 했다”며 “고유번호증을 갖추고, 전문예술 실적이 있는 단체라면 지원했다. 생활단체가 된 경우엔 대구 조례에 근거해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된 사례가 몇 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 또는 회원 중에 전문예술인이 포함되어 있으면 생업으로 간주해 심사위원 의결을 통해 지원하기도 했고, 발전 업체의 경우 공연업과 유관되는 사업체 중에서 소외되었다는 민원이 있었다. 본 사업 취지가 공연업과 연계여서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취지는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원칙이 없다. 그런식이면 공연 경호업체, 장비대여업체, 의상업체도 포함될 수 있지만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해 지원 받지 못한 곳이 상당수”라며 “뿐만 아니라 의사들로 구성된 동호회의 경우엔 지원이 시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