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덕분에” 대구의료원 예산 삭감 행정감사 도마에

확인된 것만 19억 원 감소···“말로만 감사하다. 공허한 캠페인”

16:09

“시장님 포함해서, 모든 시의원들, 사회 각계각층 지도자들이 ‘덕분에’라고 수화도 하고 캠페인을 많이 했다. 말로는 덕분에 감사한다고 해놓고 이거 보시라. 취약계층 진료비 결손액 보충 안 해주고 삭감 다 하고 말로만 덕분이다. 감사하다. 그런 공허한 캠페인 하지 마시라.”

18일 오전 대구의료원 라파엘웰빙센터 소강당에서 열린 대구시의회의 대구의료원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료원에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는 대구시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배지숙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달서구6)은 내년도 대구시의 예산안 중 대구의료원 예산이 19억 원 감소됐다면서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주문했다. (관련기사=2021년 대구시 시민건강국 예산 분석···대구의료원 예산 일부 감소(‘20.11.6))

배지숙 의원은 “2021년 예산안을 보면 예산을 더 얹어줘도 운영이 될까 말까인데, 의료 취약계층 진료 지원 예산 4억 원, 공익진료결손금 5억, 필수의료진 영입 예산 10억 원이 감소됐다”며 “원장님은 삭감된 예산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고 말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필수의료진 영입 예산의 경우 대구의료원에서 필수의료진 8명을 채용할 수 있는 예산 20억 원을 요청했다. 감염내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각 1명과 신경·정형외과 전문의 2명,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 등을 충원에 필요한 예산이다. 대구시는 10억 원만 예산 반영했다. 올해 본 예산에는 20억 원이 반영된 것과 비교해도 10억 원이 감액됐다.

김승미 대구의료원장은 “일단 시급한 정형외과와 응급의학 전문의를 우선 채용할 계획”이라며 “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다른 대책이 없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해당 사업들이 미진해서 삭감이 된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그것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것이어서 시에서 보전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공진료결손금 내용을 보면 의료급여환자 입원비 차액 지원 비용이고 치매 입원 환자 진료비 결손액 같은 내용”이라며 “여기에 수고하는 간호사들 최저임금 증가로 인건비도 현실화해야 하는데, 대구광역시가 지원하는 결손액이 달랑 9억 6,600만 원”이라고 꼬집으면서 대구의료원장 대신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을 답변대로 불러냈다.

배 의원은 “원장님한테 말씀드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답변도 하셨지만 집행부(대구시)에 부탁한다고 하셨다”며 “치매 입원 환자 진료비 결손액, 의료급여환자 입원비 차액, 공익진료 사업 등 결손액이 20억인데, 대구시가 9억 6,600만 원 달랑 지원했다. 나머지는 의사들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구해와야 하는 거냐”고 질타했다.

배 의원은 “보건의료정책과에서 예산실을 매일 가든, 시장을 매일 면담하든 일단 편성을 해서 와야 의회에서도 도와줄 수 있다. 의회는 예산 편성권이 없지 않으냐”고 주무부서의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김대영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전년도 실적을 반영하다 보니 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시 내부적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공공의료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추경에서 적극 반영하려고 노력하겠다. 시장님도 코로나 이후 공공병원 확충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대구의료원을 향해서도 공공의료 기관으로서 전문화를 통해 자신감 있는 병원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의원은 “우리가 수익을 위한 병원은 아니지 않나. 다른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들, 문전박대당하는 시민을 진료하겠다고 특화된 사명감을 갖고 의료원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대구시든, 외부기관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데 흔들리지 마시라. 의료원에서 여러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현장 노하우가 가미되어서 의료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야 제2의료원도 성공시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