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을 지나면서 천 살 먹은 충북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다 떨궜다. 곧 팔백 살 경북 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이레 후엔 대구 도동서원 사백 살 은행나무도 그 잎을 땅으로 다 내렸다.
지난 주말 경북 고령 좌학리 은행나무숲은 노란 단풍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낙동강변으로 이어진 자전거 도로마저 노랗게 덮으면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붐볐다. 수백 살 보호수들이 잎을 다 버린 지금도 30년 수령의 좌학리 은행나무는 여전히 노란 잎을 지키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캠핑은 금지하고 있다.
고령군 관광진흥과에 따르면 이곳 은행나무숲은 1990년 즈음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4대강 사업과 함께 수목을 사들였단다. 캠핑장으로 계획된 곳이었으나 더 진척은 없었고, 은행나무숲은 자전거 도로 외에는 아무 영향도 없이 10년을 더 자랐다. 은행나무는 사람 발길 닿는 곳으로 길을 터주면서도 자리를 지켰고, 낙동강을 끼고 들어선 수변 억새도 군락을 이뤘다.
지난 10월 한국관광공사 선정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뽑혔고, 자전거 도로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좌학리 은행나무숲’ 혹은 ‘낙동강 22공구 은행나무 캠핑장’으로 검색하면 이곳에 닿을 수 있다. 강정보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가 시작되는 이곳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다만 넓은 이곳에 공용화장실이 없지만, 다산도서관과 다산문화공원이 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