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정연설날, 대구시민단체들 민주당과 관계 단절 선언

22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대진 위원장 발언 항의

11:46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28일 오전 10시 대구에서는 지역 22개 단체가 연대하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9월 민주당 소속 구의원 일탈 행위 항의 과정에서 빚어진 김대진 시당 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민주당과 소통 및 정책연대를 그만둔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민주당과 관계 단절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진 시당 위원장의 상식 이하 막말은 민주당 대구시당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며 충격”이라며 “연대회의는 공식 사과 등 요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묵묵부답으로 나와 더 이상 김대진 위원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등 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절 선언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9월 22일 연대회의는 민주당 소속 달서구의원의 업무추진비 유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대구시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김대진 위원장은 ‘여기는 당원들의 집, 우리 집’, ‘시민단체가 민주당에 무엇을 도와줬느냐’ 같은 발언을 해 막말 논란을 빚었다.

남은주 연대회의 상임대표(대구여성회 대표)는 “누구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민주당 당사에서 그런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며 “코로나19 이후 시민 모두 어려움에 있다. 민주당 시당이 함께 고민하는 큰 그릇되어야 하지 않나. 공적 자리에서 대책을 내놓으라는데 ‘우리 집’이라는 시당 지도부 태도로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승엽 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장애인지역공동체 상임이사)은 “시민단체가 민주당을 위해 뭘 했느냐는 이야길 들었을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해 들었던 촛불이 생각났다”며 “저는 탄핵공동행동 위원장이었다. 촛불이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였고, 민주당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이 들었다. 촛불은 시민 위에 권력이 군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짚었다.

연대회의는 향후 민주당 대구시당이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어떤 소통이나 정책연대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은재식 운영위원장은 “회의를 통해 연대회의 입장에 대한 연대 단체 동의는 받았다. 개별 단체에 강제할 순 없겠지만 개별적으로 판단해 활동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대구경북민주화교수협의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대구지부, 대구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대구여성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대구지부, 대구참여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구여성의전화,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 전국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한국인권행동, 대구환경운동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대구지회, 대구YMCA, 참길회 등 22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김대진 위원장은 “9월 22일에 시민단체 측에서 언성이 커졌다. 어딜 방문하더라도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고성을 하면 이야길 못하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헌, 당규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고, 자세히 과정을 밝히라고 해서 당무를 어떻게 세세히 밝히느냐고 했다”며 “앞뒤는 잘라 먹고 막말했다고 하지만 오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단절하겠다는 건 과잉이 아닐까 싶다. 오해는 풀리지 않을까 한다. 중요 정치 일정도 있는데 진정하고 나중에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단절은 급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