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대구행동,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보건단체연대회의,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시 내년도 예산편성은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지난 8월 국비 매칭 사업에 필요한 시비 마련, 코로나19로 인한 지방세입 감소 등을 이유로 대구시의 자체사업 예산을 절반 정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먼저 이를 문제삼은 것은 지역 장애인을 지원하는 단체들이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사업 등 국가 지원만으로 부족한 장애인 지원 사업들이 시 자체사업으로 충당되어 왔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를 지적했고, 9월 21일부터 한 달 넘게 대구시와 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대구행동 등도 대구시가 뚜렷한 기준 없이 자체사업 예산을 줄이기로 하면서 일방적으로 긴축예산 편성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들은 대구시가 지난 9월 밝힌 국비 반영액을 고려하면 대구시의 내년도 국비 확보는 올해보다 8.1% 증가하고 이에 따라 대구시 예산도 역대 최고 예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중앙정부와 대구시의 예산 모두 증가하여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대구시는 국비 사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방비를 매칭하면 세수 여력이 없어 자체사업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며 “그러나 내년 지방세 수입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구시는 내년도 지방세 수입이 올해보다 5.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옥흔 대구시 예산총괄팀장은 “예측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5.2%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는 대구시가 토건사업 등에 지나친 지방세수를 집중하지 말고 행사성, 선심성, 전시성, 로비성 예산이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축소해 코로나 시대에 맞는 시민이 삶의 질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깊은 절망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시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대구시 예산편성은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예산편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애초 알려진 것처럼 대구시가 자체사업 50% 삭감을 기조로 예산편성을 준비한다는 이야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옥흔 예산총괄팀장은 “50% 삭감 기조는 사실과 다르다”며 “기존대로 예산 요구를 하면 전체 사업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 문제되는 사업도 검토를 해서 부서와 협의해 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기초생활, 사회복지 관련 예산이 확대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부담은 있다”며 “코로나 정국이어서 사각지대에 처한 사람들을 보듬는 예산이 투입되고, 그것 외에도 기초연금 등이 전부 상향되는 것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