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만 걷어 가고, 사회적 보장은 하나도 없는 직업임을 알고 한동안 강사들끼리 모여 울기도 했습니다” – 김진희 방과후학교 강사(방과후학교강사노조 대구지부장)
“보험설계사 업무는 대면 영업이 90%를 차지합니다. 회사는 출근과 교육을 강요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노동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라고 회사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습니다” – 정순욱 보험설계사(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전태일 열사 50주기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2주기를 앞두고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 등이 모여 “살고 싶다”고 외쳤다.
21일 오전 11시 ‘비정규직 이제 그만 대구·경북 모임’은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생계 대책 마련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해고 금지’, ‘같이 좀 살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살아야 한다’,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합을’, ‘일하다 죽지 않게’ 같은 문구를 적은 마스크를 내거는 퍼포먼스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를 드러냈다.
김진희 방과후학교강사노조 대구지부장은 “드디어 대구는 전면 등교가 시작돼 방과후학교 개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수업 축소, 정원 축소 등으로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무한 대기하며 버틴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계약 연장조차 불투명하다. 수업 한 번 못해 보고 다시 채용 시장에 지원서를 내야 한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우리를 이제는 제도로서 품어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순욱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홍보국장도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을 중지하거나 고객과 약속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설계사들은 적게는 30%, 많게는 90% 이상 수입이 감소했다”며 “코로나로 대면영업이 어려운데도 회사는 실적을 내라고 한다. 그런데도 노동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라고 회사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미영 전국언론노조 대구MBC비정규직다온분회장은 “우리 조합원 중에 단 한 명도 대구시가 지원하는 긴급생계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우리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K방역을 자랑하며 기뻐하지만, 여전히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된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돌아가신지 50주기가 되는 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노조법 2조에 명시한 근로자와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기간제,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개인사업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노조할 권리도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한다”며 “코로나19로 무분별한 해고와 고용불안, 노동조건 악화 시도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대구·경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태일 열사 50주기, 고 김용균 2주기를 맞아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8일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선전전을 열고, 11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태일 50주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