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그로 인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해 도쿄전력이 운영하던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1~4호기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사고를 말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수준은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동일한 국제원자력 사고등급 중 최고로 위험한 7단계를 기록하였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서 유출된 방사능 물질 세슘-137이 15,000TBq(테라베크렐=1조 베크렐)라고 밝혔으며, 이는 89TBq이었던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68배로 매우 높은 유출양이다. 베크렐(Bq)은 방사성 핵종들이 단위 시간당 붕괴하는 횟수를 말한다.
<위키백과>를 통해 원전사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에 9.0의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원전 안전을 위해서 자동으로 1~3호기가 긴급 정지되었다(4호기는 점검으로 발전정지 중). 지진으로 외부전력이 차단되면서, 초기에는 안전계통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용 발전기와 냉각계통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 그러나 지진 발생 50분 후 예상 설계 높이 5m를 훨씬 초과하는 15m 높이의 지진해일이 발전소를 덮쳤다.
이에 지하에 설치된 비상용 발전기가 침수되어 정지하였고, 원전 내의 모든 전기시설 역시 손상되었다. 원전은 원자로 안전을 위한 최소 전력마저도 없는 블랙아웃 상태에 빠졌고, 이로 인해 원자로 냉각을 위한 냉각수 펌프가 가동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원자로 1~3호기는 모든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노심온도가 1,200℃까지 상승하였고, 방호벽들이 녹아내리면서 구멍이 뚫렸다. 이로 인해 핵연료에 있는 지르코늄이 1,200℃ 이상에서 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발생시키는데, 이 수소가 격납용기 내 수중기와 함께 고온 고압상태를 유발하였고, 3월 12일 1호기, 14일 3호기, 15일 4호기 원자로에서 수소폭발을 일으켜 격납용기가 손상되면서 방사능의 대기 유출이 시작되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사고 발생 31시간 이후인 3월 14일에서야 원자로의 냉각을 위한 바닷물 투입을 시작하였다. 일단 원자로에 이물질이 많이 포함된 바닷물을 투입하면 원자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고 폐기해야 한다. 원자로의 냉각시스템이 멈춘 직후에 원전 폐기를 감수하고 바닷물을 조기에 투입했더라면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도쿄전력이 건설비용 약 5조 원인 원전의 폐쇄를 조기에 결단하지 못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방사능과 방사능 오염수의 직접적인 누출
방사능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해 대기와 해양으로 이미 많은 양이 직접적으로 누출되었다. 2015년 국제원자력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대기로 방출된 방사능은 요오드-131이 200,000TBq이고 세슘-137이 16,000TBq 정도이다. 해양으로 누출된 세슘-137은 대기에서 바다로 침적한 양과 직접 바다로 흘러들어간 양을 합쳐서 10,500TBq 수준으로 알려졌다.
방사능 오염수는 2011년 당시 사고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바닷물을 사용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수조에 보관 중이던 방사능 오염수는 원전 내부뿐만 아니라 오염수 저장탱크의 관리 부실로 인하여 누출되고 있었다. 이 누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빗물과 함께 바다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산 쪽에서 하루 110톤 이상의 지하수가 원전 지하로 유입되어 방사능 오염수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도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 중인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계속 누출되고 있으며, 빗물과 원전 밑을 흐르는 지하수에 의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계속 누출되고 있다.
누출된 방사능 물질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지대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11월 7일자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제염작업으로 인해 나온 방사능 쓰레기를 보관할 중간 저장시설이 없어 검은 비닐봉지 등으로 봉인된 채 주변에 방치되고 있었다. 방사능 쓰레기를 담고 있는 검은 비닐봉지들은 빗물과 태풍으로 손실되면서 재오염과 방사능 오염수 누출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동을 멈춘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에 있던 핵연료를 식히는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2020년 9월 기준 123만 톤 규모의 방사능 오염수가 쌓여있다. 도쿄전력은 하루 160~170톤씩 새롭게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는데, 2022년 여름이 되면 137만 톤 규모의 저장탱크가 모두 찰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의 전문가소위는 지난 2020년 보고서를 통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라고 권고 했다. 그러나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된 원전 오염수의 74%에서 방출 기준을 넘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방사능 오염수의 정화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추가적인 처리기술의 향상이 필요하다. 해안 방류는 가장 값싸고 손쉬운 방법이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2번 정화한 뒤 바다에 방류하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양 방류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2018년 도쿄전력의 자체 조사에서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오염수 가운데 80%에서 인체에 유해한 세슘-137, 스트론튬-90, 요오드-131 등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 물질이 발견되었다.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후쿠시마 앞바다는 북쪽에서 오는 한류와 남쪽에서 오는 난류가 만나는 곳이다. 후쿠시마 앞 바닷물은 동쪽으로 밀려나가 태평양을 건너 북미대륙에 부딪힌 다음 남북으로 갈라져 북으로는 북태평양을 경유해 일본 쪽으로 돌아오고, 남으로는 적도 주변을 따라 필리핀 근처를 거쳐 우리나라 남해 방향으로 돌아오는데 2~3년이 소요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19년 8월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경우 동중국해로 퍼진 뒤 쿠로시오 해류와 쓰나미 난류를 타고 1년 안에 우리나라 동해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후쿠시마 대학도 해양 방류된 방사능 오염수가 220일 안에 제주도, 400일 안에 동해에 도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해안 방출된 방사능 오염수는 우리나라 연안에 도착할 때까지 방사성 물질이 희석되고 가라앉아 나쁜 영향이 감소하겠지만, 우리 정부가 정기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양 방류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의 이동뿐만 아니라 해산물의 섭취에 의해서도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능 물질인 세슘-137은 중금속과 같이 수산물의 체내에 장시간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지하고 있고, 방사능 물질검사 증명서를 갖추면 수입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의 수산물 방사능 기준치는 원전사고 당시 일본의 100Bq/kg보다 높은 370Bq/kg로 일본에 비해 3.7배 많은 방사능 물질을 가지고 있는 수산물이 유통될 수 있었으나, 현재 일본과 같은 100Bq/kg으로 강화시켰다. 하지만, 일본산 해산물의 관리뿐 아니라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해산물의 관리도 중요하다. 그 이유는 국민생선인 명태 같은 경우, 러시아 연안에서 동해를 거처 일본 연안까지 이동하는 순환어종이기 때문에, 해류의 이동과 관계없이 방사능 오염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쿄전력은 동해에 매년 0.4TBq의 방사성 폐기물을 버려왔다고 1993년 시인하였고, 당시 러시아가 동해에 버린 방사성 물질보다 10배 많은 핵 폐기물을 버려왔음이 밝혀졌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자체는 천재지변이 계기가 되어 발생했지만, 사고 과정에서 원전 폐기 비용을 고려하다 바닷물 투입을 망설인 도쿄전력 측의 실수가 매우 심각한 상황을 야기시켰다. 때문에 상당부분 보험처리가 가능한 지진 피해와는 별개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방사능 오염 피해보상은 도쿄전력이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도쿄전력이 파산하면 도쿄광역권을 비롯한 수많은 지역의 전력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 결국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 1년 3개월 후인 2012년 6월 27일 국유화되었고,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처리는 일본 정부의 과제가 되었다. 일본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2040년까지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해체를 목표로 지금도 폐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방사능 오염수를 관리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장 값싼 해양 방류를 결정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 9월 기준 123만 톤 규모의 방사능 오염수를 20~30년에 걸쳐 태평양으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수는 일본 쪽 주장과 달리 환경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의 처리비용 절감을 위하여 해양 방류를 결정한다면, 환경 오염국가로서의 이미지 실추로 인해 더 큰 댓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가장 가까운 만큼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방사능 오염수는 중준위 핵 폐기물이다. 우리나라 법상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반감기가 지나 자연상태로 돌아갈 때까지 300년 동안 보관돼야 한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는 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 또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저지할 필요가 있으며, 그게 아니라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카드도 검토되어야 한다. 한편으론,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연구소 등과 연계하여 향상된 방사성 오염수 처리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후쿠시마 방사능오염 지역의 제염작업에도 동참하는 등 최인접 국가로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본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의 방사능 오염수 해상 방류 반대를 지지하며,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피해 주민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