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엽 사건’ 인권위 진정···”코로나19 의료공백 해결해야”

정유엽사망대책위, 박능후 장관, 정은경 청장 등 진정

16:28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고 정유엽(17) 학생 사망 사건에서 국가의 책임,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 대상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다.

대책위는 13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유엽 학생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이 땅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진정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13일 정유엽사망사건대책위원회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국가의 의료공백 문제 때문에 정 씨가 사망했다며,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한 나머지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라며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 건강권 침해 재발 방지를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 ▲정유엽 학생 사망에 대한 국가의 사과 ▲코로나19 의료공백에 대한 재발방지책 마련 ▲정유엽 학생 사망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정 씨의 아버지 정성재 씨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의미 없이 사라져서는 안 되기에 개선해야 한다. 경산시와 보건소, 병원에게 일관성 없는 행정과 늦장 대처로 인한 책임을 묻는다”며 “지금도 코로나19가 의심되면 경산에는 입원할 병원이 없다. 아직도 열이 나면 무조건 진료 거부당하는 상황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는 병원이나 코로나19 환자가 아니기에 관여하지 않는 정부 모두 직무유기”라며 “병원에 면죄부를 준다면 제2, 제3의 유엽이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K방역은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K의료는 성공 아냐”(‘20.5.21), ‘정유엽 사건’ 지금 다시 발생해도, 경산은 입원할 곳 없다(‘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