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구, 구미 시민사회단체가 비정규직 해고 투쟁 200일을 앞둔 아사히글라스 농성장에 방문해 노조(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에 연대기금 200만 원을 전달했다.
지난해 전태일 열사 45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결성한 전태일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원회는 노동 시화전을 열었다. 이 시화 판매 수익금 가운데 100만 원과 신영복 선생이 쓴 전태일 열사 일기 액자를 노조에 전달했다.
또, 구미참여연대, 구미YMCA, 노동당 경북도당 등은 영화 <나쁜 나라> 상영회 수익금 100만 원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는 기금 전달에 앞서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문화제를 열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그동안 투쟁 과정을 설명하면서 “꼭 승리해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태일 45주기 시민문화제를 하면서 대구경북 노동현장을 들여다보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 시대의 전태일, 비정규직 노동자와 연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대철 구미참여연대 대표는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회사도 끈질기지만, 여러분들도 굳건하게 싸우고 있다”며 “여러분들의 싸움이 구미, 그리고 전국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현장노동자글쓰기모임 ‘해방글터’의 시낭송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따뜻한 차를 나누며 복직 투쟁연대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였다.
경북 구미4공단에 아사히글라스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시급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했다. 지난해 5월 말 노조를 결성하자 한 달 만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아사히글라스가 노동자들이 속한 하청업체(GTS)와 계약을 일방 해지(2015. 7. 29)한 것이다. 회사는 계열사 정규직 노동자 공정이 없어져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했지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사히글라스는 금전적 보상 등을 통해 마무리하려 했지만, 노조에 남은 50명은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전국금속노조는 오는 15일(금) 구미시 LG디스플레이 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투쟁 200일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