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헌법 읽기] (1) 지금 우리는 왜 헌법을 읽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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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당원으로 구성된 헌법 읽기 모임이 헌법 읽기를 통해 느낀 점, 생각할 거리를 <뉴스민>에 기고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는 조항은, 그것이 대사로 등장한 한 영화의 흥행으로 함께 유명해졌다. 더욱이, 그 대사가 나오는 부분만 편집한 영상이 각종 매체와 인터넷으로 전파됨으로써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명장면까지 되어버렸다.

많은 국민들이 그 장면에 열광하게 된 것은 단지 배우들의 연기가 좋거나 영화의 작품성이 훌륭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일상 속에서 ‘국가권력’, ‘공권력’, ‘정치권력’ 등 특정 집단, 특정 신분의 권력은 말로도, 실제로도 자주 접하게 되지만, 국민에게서 나오는 권력, 소위 ‘국민 권력’이라는 말은 접하기도 힘들고 현실에서 느끼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권력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말하는 것이 헌법 첫 조항에 나온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많은 국민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국민 권력’이라는 말이 헌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교육제도가 입시교육에만 몰두할 뿐 보편적인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는 조항은, 그것이 대사로 등장한 한 영화의 흥행으로 함께 유명해졌다.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가슴 아픈 사실지만 나름 깨어 있는 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 정당의 당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 권력, 시민 권력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발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정당의 당원이라면 헌법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당원 역시 개인적으로는 한 명의 자연인이자, 일상에 찌들어 살아가는 소시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의 당원이라면 민주시민으로서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환의 성찰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소속 젊은 당원들은 기본으로 돌아가 시대정신을 되짚어 보기 위해 헌법 읽기 모임을 결성하였다.

지금 우리가 헌법을 읽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법을 공부해 보자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헌법은 자로 잰 듯한 딱딱한 법률이 아니라 국민이 보편적으로 동의하는 하나의 가치관으로서, 대한민국 제반 법률 제정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권리와 지켜야 할 의무를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헌법의 당위적 가치 외에도 우리가 헌법을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헌법 전문의 첫 문장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한다. 처음 헌법을 읽을 때 많은 분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이 문장에 있는 대한‘국민’을 대한‘민국’으로 읽는 것이다. 강조해 보자면, 헌법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국민’을 주체로 하고 있음을 명확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 헌법을 읽는다는 것은 국가와 헌법의 주체는 국민이고 국민이 바로 대한민국의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순간인 것이다.

최근 헌법을 읽고 분석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언뜻 법과는 크게 상관없이 보이는 모 연예인도 헌법을 읽고 그 경험과 내용을 엮어 책으로 출판하기도 하였다. 국민이 스스로 촛불혁명을 일궈내고, 그 가운데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하면서 민주주의 가치와 대한민국 헌법의 방향성을 좀 더 알아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없던 헌법을 읽는 행위는, 한 인간으로서의 나의 권리를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바로 지금이 그 권리 확인을 위한 가장 좋은 시점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 헌법 읽기 모임에 참여한 당원들은 나의 삶이 헌법적 가치 속에서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시민의 생활에 헌법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성찰한 내용을 <뉴스민>을 통해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모임에 참여한 당원은 청년, 여성, 주부, 직장인, 학생 등 우리 시대에 살고있는 시민 당사자의 입장에서 헌법을 이해하고 삶을 돌아볼 예정이다. 시대를 함께 살고있는 독자들 역시 우리의 글을 통해 주권자로서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