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녹조 현상이 발견된 영주댐 내 녹조제거제를 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성천보존회는 영주댐 환경 평가를 앞두고 수질 악화를 감추기 위해 녹조제거제인 루미라이트를 투입했다며 수자원공사 사장과 환경부 장관을 직무유기·업무방해·환경 관련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수자원공사 측은 루미라이트를 구입한 적도 투입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내성천보존회는 26일 영주댐 담수지에 대한 현장 감시 과정에서 녹조제거제인 루미라이트가 투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미라이트는 녹조 제거 용도의 화학적 광물질이다. 색상은 옥색이고 분말 형태로 조류(藻類) 등의 부유물을 응집하여 침강하는 방식인데, 높은 밀도를 가진 무거운 물질이어서 침강하는 속도가 빨라 녹조제거 효과가 우수하다.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다.
내성천보존회는 “수자원공사가 환경부와 공모하여 겉으로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시행하는 척하고, 뒤로는 몰래 녹조제거제를 투입하여 조사·평가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성천보존회는 “댐이 지어져서는 안 되는 곳에 댐을 지은 수자원공사의 잘못을 가리기 위하여 거짓 조사·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26일 영주경찰서에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직무유기·업무방해, 환경 관련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내성천보존회는 “영주댐의 존치 여부를 결정할 중대한 조사·평가 과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서로 짜고, 합법적인 절차 없이 몰래 응집제 루미라이트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조사·평가 결과가 실제와 달리 양호하게 나타나도록 조작하여, 궁극에는 영주댐이 존치되도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영주댐은 지난 23일 담수지에서는 오랜 장마로 방류를 지속했음에도 녹조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는 “영주댐 내 루미라이트를 구입한 적도 투입한 적도 없다”면서 “내성천보존회가 루미라이트로 의심하고 있는 물질을 채취하여 현재 성분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주댐지사는 올해 녹조 발생 시 제거 작업을 위해 조류제거물질 4종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았으나, 객관적인 영주댐 수질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을 지용하고 있고, 루미라이트뿐만 아니라 승인된 조류제거물질 4종도 투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 수질 개선과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낙동강 지류 내성천 중상류(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건설한 영주댐은 당초 2014년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녹조 현상과 댐 안전성 문제로 준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7일부터 담수를 시작했고, 1년 후 고수위 상태에서 안전성 검사를 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영주댐 건설 이후 불거진 녹조 현상과 안전성 문제에 대해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문제를 지적한 내성천보존회는 협의체에서 빠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