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강조한 대구·경북 지자체, 3일 간 박람회 참여 논란

“옥외집회도 불허하는데, 실내 행사는 스스로 시민 신뢰 떨어뜨리는 행동”

19:35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재유행 대비를 강조한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이 3일 동안 열리는 명품대구경북박람회에 참여해 방역 의지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명품대구경북박람회는 매일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연구원이 주관하는 행정·관광 홍보 박람회로 대구경북지역 자치단체 30곳이 참여한다.

▲21일~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명품대구경북박람회

대구와 경북은 수도권에 비해 확산세가 더디긴 하지만, 지난 18일부터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18일 긴급 범시민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2차 대유행 대비 긴급방역 태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하계 휴가를 취소하는 등 간부공무원들도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경상북도는 21일 0시 기준으로 광화문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 나왔다. 19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재유행이 목전에 와있는 것 같다. 도민,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행정기관이 모두 합심하여 재유행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박람회 행사에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대구경북박람회 참여 기관은 모두 30곳이다. 대구시·경상북도, 대구·경북교육청이 참여하고, 울릉군을 제외한 22개 경북 시·군과 대구 중구·동구·달서구·달성군이 참여한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행정기관이 재유행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런 행사를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면서 “옥외집회도 불허하고 있는 와중에 실내 행사를 여는 것은 스스로 시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애초 이 박람회는 행정기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라 일반 관람객이 많지 않다”며 “개막식도 취소하고, 공연자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하는 등 방역을 최우선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명품대구경북박람회에 참여한 대구시 달서구 부스

대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박람회 행사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명품대구경북박람회 행사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는 이날 다른 전시(진로진학박람회, 대구키즈엑스포)도 문을 열었다.

실제로 <뉴스민>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방역은 3중으로 철저히 이뤄지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람객이 적어 거리두기도 지켜지고 있었다. 그러나 참여자가 적다보니 행사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람회 참여 연기는 불가능했느냐는 질문에 경상북도 관계자는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18일부터 시작됐다. 2주 정도 여유가 있었다면 연기했을텐데, 이미 부스 등 계약된 상황이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방역을 위해 행사를 최소화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