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2017년 이어 또 병원장 공석 사태

공석 열흘차···노조, "코로나19 공공의료 공백 우려"

18:47

신임 경북대병원장 임명이 열흘째 지연되면서 노조가 코로나19 대응 공공의료 공백을 우려하며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정호영 전 병원장 임명까지도 4개월의 병원장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2일 정호영 전 병원장 임기가 끝난 뒤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병원 이사회가 지난 5월 말, 김용림 신장내과 교수, 탁원영 소화기내과 교수 등 두 명을 병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교육부는 신임 병원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는 지난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시기 대구지역 공공의료 공백이 우려된다”며 “조속히 병원 직원과 대구지역 시민단체의 의사를 반영한 경북대병원장을 임명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립대병원장 공백은 평상시에도 문제지만 지금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고 대한민국에도 확진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구지역민과 경북대병원 구성원들은 공공의료 공백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달이 넘는 기간을 거쳤으면서도 청와대 인사 검증을 핑계로 임명을 늦추면서 지역의 의료 공백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구지부 제공

노조는 병원장 임명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노조와 시민단체가 반대 의사를 밝힌 후보를 임명하기 위해 교육부가 늑장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냈다. 신은정 의료연대 대구지부장은 “분명한 반대의견을 전달했음에도 병원장 공석 사태까지 빚어가며 임명을 늦추는 청와대와 교육부의 태도에 의심과 우려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며 “병원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목소리보다 권력에 가까운 이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목소리가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지난 6월 직원 1,406명(전체 3,670명) 설문조사를 한 결과, 특정 후보에 대해 97.6%가 반대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후보는 지난 조병채 병원장(2014~2017) 시절 기조실장을 맡았다. 노조는 해당 후보가 당시 50일 파업 후 병원의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은 “직원들이 반대하는 후보는 임기 3년 내내 노조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일삼았다. 그 뒤에는 박근혜 정권의 노조탄압이 있었다”며 “만약 청와대와 교육부가 우리 당사자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노조는 코로나19 시기 공공병원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박근혜 의료 적폐 병원장 퇴진 운동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이라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