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시위’를 시작한 지 24년. 1212번째 수요시위가 열리는 6일, 대구 등 전국 15곳을 포함해 11개국 30여 개 도시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동시다발 시위를 벌였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4~50년이 지날 동안 일본군에 끌려간 어린 소녀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한국으로 돌아오기는 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민간단체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일본은 65년 한일협정 때 다 해결된 것 아니냐고 발뺌했습니다. 결국, 91년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그 실상을 알렸습니다. 92년 1월, 일본 대사관 앞에서부터 시작된 수요시위가 오늘로 1212번째를 맞습니다. 지난 연말 한일 합의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 중 하나라도 포함된 것이 있습니까.?
이날?오후 12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모인 시민 50여 명은 “위안부 합의 무효”를 알리는 피켓을 들고 1시간 가량 시위를 이어갔다.
안이정선 정신대할머니를위한시민모임 대표는 “북만주부터 남태평양까지 일본 점령지마다 끌려간 어린 소녀들이 국내에만 20만 명이라고 추정된다”며 “그런 피해자들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정부는 10억 엔에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 원칙은 명확하다. 진상규명과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사죄와 법적 배상, 역사 교육을 통한 재발 방지다”며 “이번 합의에 어느 하나라도 포함됐느냐”고 지적했다.
박상연 경북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지난 24년간 외쳤던 것은 어디로 갔나. 누가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협상하라고 했느냐”며 “우리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받으라고 이야기해 왔다. 정부가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면 국민들도 어쩔 수 없다. 제대로 된 일본의 사과를 받을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이날 소식을 접하고 참석한 이가언(19, 경북 영천) 씨는 “무조건 잘못된 합의라고 생각한다.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묻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준 함께하는대구청년회 대표는 “사과하는 일본은 오히려 당당하고 사과를 받은 우리 정부는 오히려 합의 내용을 속 시원히 밝히지 않는 이상한 모양이다”며 “외교부 장관은 크리스마스, 연말 연휴가 겹쳐 할머니들을 못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렇게 급하게 진행된 합의에 연휴는 다 챙기면서 놀고먹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또, 경북대, 계명대, 영남대, 대구대, 안동대 학생들이 모인 ‘대구평화나비’는 이날부터 각 학교에 일본군 ‘위안부’ 한일 합의 무효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이고, 대구 시내에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지난 12월 2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일본 외무대신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책임 인정 여부가 모호한 채로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한다고 명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관련 기사 : “위안부 문제 타결? 한일협정, 아시아여성기금 합의에서 진전 없다”)